영화|애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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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곤 PD의 '명랑히어로'영화|애니|TV 2008. 6. 7. 21:34
서바이벌 엔터테인먼트 쇼 '라디오스타'의 스핀오프 '명랑히어로'는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한다. 기존의 식상한 연예인 신변잡기 토크 대신 감히 현실의 뉴스를 갖고 태클 걸어보겠다고. 노가리를 까되 공중파 수위로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막나가겠다고. 그래서 첫방송부터 MB의 물가 안정 50개 품목 발언이 애드립 아니냐 묻고, 이혼과 독설, 도박과 신용불량, 남편 흉과 프리 선언 같은 자신들의 약점을 실생활과 연관지어 서로 꼬집고 아픔과 비애를 비방, 폭로해댄다. 이쯤되면 방송이 아니라 정글이다. 근데 이거 무지하게 땡긴다. 카타르시스 만빵이고, 가학적인 재미를 하악하악 안긴다. 근엄한 척, 있는 척, 가식과 허영을 까발리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정글의 법칙을 세상사와 맞물려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집단 MC들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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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의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영화|애니|TV 2008. 5. 24. 19:40
19년만의 귀환에 어떠한 토도 달 수 없었다. 이건 [미이라]나 [툼레이더], [내쇼널 트레져]가 아니라 오리지널 '인디아나 존스'니까. 환갑을 넘긴 해리슨 포드가 여전히 채찍을 휘두르고, 언제나 신나는 존 윌리암스의 팡파레가 울려퍼지며, 스필버그식 유머와 긴장이 가득한 액션 시퀀스가 펼쳐진다. 그들만의 진짜 쇼타임이 시작되는 것이다. 팬픽에 가까운 코엡의 각본은 로렌스 캐스단이나 제프리 보엠이 매만졌던 전편들에 비해 다소 안타까운 수준이지만, 인디의 묘미는 언제나 싸구려와 메이저를 오가는 안티 히어로즘과 기독교적 세계관을 관통하는 불균질한 밸런스에 있기에 내용은 상관없다. 성궤가 되었건, 성배가 되었건, 악마의 사원에 가던, 수정 해골을 찾던 인디가 떠나는 모험은 언제나 흥미진진하리라는 걸 알기에 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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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레이서'영화|애니|TV 2008. 5. 13. 00:29
워쇼스키 형제(남매?)의 욕심은 단순했다. 실제 배우들을 데리고 애니메이션을 찍어보는 것! 만화 원작의 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닌, 영화배우가 나오는 만화영화를 만들겠다는 야심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놀랄만큼 성공적이다. [스피드 레이서]는 그 어떠한 만화 원작의 영화보다도 더 만화적이고, 에네지틱하며, 키치적이다. 문제는 그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너무 쉽게 드러난다는 점이다. 중력의 영향을 받는 3D 입체적인 배우가 평면적이고 과장적인 2D 셀화 속 이야기로 들어가버리자 케이크를 안주로 먹는 소주 마냥 이질적이고 느그러운 맛을 안긴다. 이는 생소함과 불편함으로 이어지며 캐릭터에 대한 정서적 몰입감을 방해한다. 화려한 비주얼과 스피디한 박진감이 전반에 걸쳐 펼쳐지며 눈을 마비시키지만, 아직까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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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파브로의 '아이언맨'영화|애니|TV 2008. 5. 1. 02:29
여름이 왔다. 올해는 좀 빠르다. 철새도 아닌 것이 때 되면 영웅들도 같이 온다. 그래도 이들의 귀환은 언제나 반갑다. 스타와 화끈한 볼거리, 사랑 그리고 눈물과 배신, 성장이 담긴 종합선물 세트이기에. 목 빠지게 생일선물 바라는 아이 심정으로 두근두근 극장으로 향하는 마음은 나이 먹은 지금도 매한가지다. 올해 여름의 포문은 [아이언 맨]이 열어제꼈다. 난 그 선물 포장지를 신나게 벗겼고. [아이언 맨]은 잘 만들어진 슈퍼 히어로 영화다. 샘 레이미나 브라이언 싱어, 크리스토퍼 놀란 만큼의 내공은 없지만, 그렇다고 브렛 레트너나 마크 스티븐 존슨, 팀 스토리처럼 멍청하지도 않다. 존 파브로가 배우로서 고만고만한 코미디 조연 배우였는진 몰라도, 감독으로선 이미 앞선 두 편의 PG 등급 영화를 성공으로 이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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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모렐의 '테이큰'영화|애니|TV 2008. 4. 20. 23:19
지금 한국에서 [테이큰]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4월 비수기가 도래했기 때문이 아니다. 보수 우경화의 득세로 정치를 관람하는 시선이 변했기만도 아니고. 그저 그간 일어났던 일련의 납치, 강간, 살인에 두려워하던 소시민의 공포와 두려움을 해소시켜줄 매개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아버지상, 가족을 그리워 하면서도 표현 못하던 그 큰 뒷모습, 그 속에 담긴 부정(父情)이 그리운 것이다. 이건 람보나 코만도 류의 하디 보디(hard body)에 대한 경탄이나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의 힘의 논리와도 조금 다르다. 자경단이되, 보다 진화된 개인주의적인 AT필드(보호막)의 발현인 셈이다. 단순한 힘자랑으로서 월드 폴리스의 오지랍이 아닌 방어 기재에서 작동하는 고독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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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창의 'GP506'영화|애니|TV 2008. 4. 3. 06:39
[알포인트]는 전형적인 장르 영화에서 한발 빗겨난 공포와 스릴 그리고 처절한 감정과 반목을 다룬 휴먼 드라마였다. 호러의 탈을 쓴 채 추악한 진실의 이면을 가리키는 그 속엔 전쟁의 무의미한 살육과 소속의 압박 그리고 정서적 공황을 맨살 드러내듯 부끄럽게 고백하는 진솔한 울림이 들어있다. 공수창을 안병기나 다른 호러 신인 감독들과 다르게 만든 건 우리네 아픈 기억을 건드릴 줄 아는 날카로운 시선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두번째 군대 호러 [GP506]은 군의문사라는 묵중하고 좋은 소재를 다뤘음에도 행군하다 길 잃은 부대원마냥 엉뚱한 곳을 헤매인다. 폐쇄된 공간 속에 담긴 진실하고도 추악한 본질을 포기한 채, 껍데기만 남은 공포와 스릴를 쫓기에 급급한 것. 진짜로 무서운 건 깜짝 놀랄 만한 사운드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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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의 '추격자'영화|애니|TV 2008. 2. 18. 22:00
이 피비린내 물씬 풍기는 나홍진의 데뷔작은 월척이다. 척박한 한국 장르영화 토양에 뿌려진 봄비며, 앞으로 싹틀 한국형 스릴러에 지대한 토양분이 될 것이다. 신인감독 특유의 패기와 신선한 발상,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부족하지만, 장르 자체에 대한 정공법적인 접근과 블랙 코미디와의 교배, 그리고 우직한 내러티브로 에너지틱한 영화를 완성해냈다. 그리고 그 역할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건 두 배우의 열연과 촬영/조명의 위력이다. 김윤석은 그냥 들끓는 무쇠솥 같고, 하정우는 차갑게 식은 커피 같다. 이들을 담아내는 빛과 그림자는 지극히 건조하지만 예리하며 그들의 숨소리마저 담아낼 만큼 생생하다. 다만 너무 긴 러닝타임과 조악하고 계산되어진 현실 비판, 독창성 부재가 아쉽다. 드라이하고 거친 한방은 느껴지지만, 얼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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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 라이만의 '점퍼'영화|애니|TV 2008. 2. 16. 21:21
각종 슈퍼히어로와 뛰어난 능력자들이 판치는 할리우드 세상에서 새로이 발 붙이기란 쉽지 않은 법. 단순히 텔레포트 능력만을 선보이는 [점퍼]는 그래서 약해 보인다. 하지만 이미 검증 받은 스티븐 굴드의 탄탄한 원작이 있는 만큼 더그 라이만은 기존 능력자들 영화들과 차별화를 꽤했다. 짧고 스피디한 진행에, 스케일이 느껴지는 다양한 로케이션, 반박자 빠른 현란한 비주얼로 승부를 본 것. 히어로물로서 강한 임팩트를 남기겠단 욕심보단 아기자기한 재미에 주력한 셈이다. 88분 뿐이 되지 않는 짧은 런닝타임이 말해주듯 미드 [히어로즈] 에피소드 중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다. 힘에 대한 각성과 콤플렉스, 막중한 책임감과 같은 전통적인 히어로물의 전례를 따르는 대신 엔조이 마이 리이프에 대한 설파와 캐릭터들의 날아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