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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수창의 'GP506'
    영화|애니|TV 2008. 4. 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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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포인트]는 전형적인 장르 영화에서 한발 빗겨난 공포와 스릴 그리고 처절한 감정과 반목을 다룬 휴먼 드라마였다. 호러의 탈을 쓴 채 추악한 진실의 이면을 가리키는 그 속엔 전쟁의 무의미한 살육과 소속의 압박 그리고 정서적 공황을 맨살 드러내듯 부끄럽게 고백하는 진솔한 울림이 들어있다. 공수창을 안병기나 다른 호러 신인 감독들과 다르게 만든 건 우리네 아픈 기억을 건드릴 줄 아는 날카로운 시선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두번째 군대 호러 [GP506]은 군의문사라는 묵중하고 좋은 소재를 다뤘음에도 행군하다 길 잃은 부대원마냥 엉뚱한 곳을 헤매인다. 폐쇄된 공간 속에 담긴 진실하고도 추악한 본질을 포기한 채, 껍데기만 남은 공포와 스릴를 쫓기에 급급한 것. 진짜로 무서운 건 깜짝 놀랄 만한 사운드와 피투성이 토막난 시체가 아니다. 홀로 남겨진 자의 말할 수 없는 진실과 그걸 감추고 무마하려는 권력 집단의 횡포, 그리고 무관심이다. 누구보다도 잘 아는 그가 누구보다 못한 공포영화를 만들었다. 안타깝다. 차라리 다 포기하고 [플래닛 테러]마냥 B자 호러 학살극으로 갔다면 신이라도 났을텐데.

    덧. 시사회만 가면 똑딱이 카메라의 한계가 드러난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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