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애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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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의 '타워'영화|애니|TV 2012. 12. 26. 19:34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의 시설관리 팀장인 싱글대디 ‘대호’(김상경)는 사랑하는 딸 ‘하나’(조민아)와 함께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기로 약속한다. 그런 대호를 마음에 품고 있는 타워스카이 푸드몰의 매니저 ‘윤희’(손예진)는 바쁜 ‘대호’를 대신해 잠시나마 ‘하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편, 전설로 불리우는 여의도 소방서의 소방대장 ‘영기’(설경구)는 결혼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와의 데이트를 약속한다. 모두가 행복한 그 날 저녁,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고 있는 타워스카이에서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데… 어디선가 본 듯하다. 처음 보는 영화임에도 낯설지 않다.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의 시설관리 팀장, 여의도 소방서의 전설로 불리는 소방대장,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자기과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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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의 '글로브'영화|애니|TV 2011. 2. 6. 20:16
벌써 19번째 영화다. 1989년 [달콤한 신부들]로 데뷔한 이래 지난 22년간 강우석은 대한민국 그 어떠한 감독들보다 열심히 꾸준히 찍어왔다.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과 [공공의 적]이 나오기까지 4년간의 공백기를 감안한다고 해도, 또 그러면서도 제작과 배급에 힘을 쏟아왔던 이력까지 샘한다 치면 어마어마한 생산력이고, 개근상감이다. 한 두 작품 망하면 밥숟갈 놓아야 하는 파리 목숨 신세인 감독 세계에서 그는 거의 불사의 길을 걸어왔던 셈이다. 그와 비슷한 시기 입봉한 감독들 중 그의 작품수에 대적할 만한, 그 위치에 맞먹을 만한 경쟁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위로는 80년대 뉴웨이브 감독들과 아래로는 90년대 르네상스 시기의 감독들과 맞부딪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굳건히 쌓아왔다. 쌍팔년도 감수성이라 혹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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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공드리의 '그린 호넷 3D'영화|애니|TV 2011. 1. 20. 23:01
미셸 공드리는 꿈꿀 때가 더 낫다. 그는 짧을 때가 더 좋다. 이런 전형적인 장르물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세스 로건은 루저가 어울린다. 그는 배가 더 나오고 머리가 더 빠글빠글해지면 웃긴다. 이런 전형적인 히어로물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주걸륜은 홍콩 영화가 더 멋지다. 그가 피아노 치며 노래를 불러주면 존재감 우뚝이다. 이런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캐머런 디아즈는 섹시한 백치미가 있다. 그녀는 코미디도 드라마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여자 조연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크리스토프 발츠는 왜! 왜! 왜! 나온거냐. 이 영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블랙 뷰티였다. 진정한 이 영화의 히어로! 저 사진 위에 있는 사람들 그리 열광해하지도 않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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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앱티드의 '나니아 연대기 : 새벽 출정호의 항해'영화|애니|TV 2010. 12. 19. 05:51
새 밀레니엄을 맞이하여 영화 시장의 화려한 포문을 열어제친 건 두 편의 기록적인 성적을 올린 판타지물이었다. 가히 판타지 소설계의 바이블이라 부를 수 있는 J.R.R. 톨킨의 '반지의 제왕'과 바이블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자랑하는 판타지 소설계의 아이돌 J.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가 바로 그것! 물론 그 전에도 레이 해리하우젠의 특효가 빛난 [신밧드의 대모험]과 [아르고 황금대탐험], [타이탄족의 멸망] 등이나 [엑스카리버], [코난 더 바바리안], [용과 마법구슬], [라버린스], [윌로우] 그리고 비교적 최근의 [드래곤하트]까지 꽤 많은 영화들이 나오긴 했지만, 이 두 시리즈처럼 짧은 시간 안에 지속적인 시장파괴력과 놀랄만한 세계장악력을 보여준 예가 없었기에 할리우드 제작자들로 하여금 수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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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스콧의 '언스토퍼블'영화|애니|TV 2010. 11. 24. 03:38
바로 전작이었던 [펠햄 123]에 이어 토니 할배의 철로 사랑은 계속 된다. 그러나 리메이크에 하이잭킹이 주가 되던 인간 중심의 스릴러와 달리 이번 신작 [언스토퍼블]은 실화를 바탕으로 우직한 폭주 기관차가 중심이 되는 액션 재난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과시적인 스타일리즘을 뽐내는 노익장의 기교 사랑은 여전한데, (실제 사건의 주인공들은 어떤지 몰라도) 이 단촐한 구조에 얄팍한 사연으로 무장한 전형적인 블루칼라 캐릭터들에겐 더할 나위없이 잘 어울린다. 드라마를 쌓아가며 캐릭터에 집중한다기 보단 자의식 과잉의 현란한 화면이 찰라의 사건을 매끈하게 포장해내는 할리우드 마법이 빛나는 상업영화다. 그 속에는 스릴과 비주얼, 감동의 삼박자를 큰 욕심 없이 버무려낸 노련한 장인의 솜씨가 숨어있다. 덴젤 워싱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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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코르테스의 '베리드'영화|애니|TV 2010. 11. 21. 02:29
한 명의 배우, 하나의 공간으로 90분간 숨막히게 만드는(문자 그대로 숨이 턱하고 막힌다!) [베리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확장성을 지닌 영화다. [큐브]나 [쏘우]같은 영리한 상업 장르 영화로 나아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충분히 갖췄음에도, 현 시점의 세계와 사회 그리고 삭막하기 그지 없는 인간 관계에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묵직함이야말로 이 영화가 가진 진정한 영리함이 아닐까. 극단적인 폐쇄성과 한계성으로 무한한 화두를 꺼내는 감독의 능수능란한 호흡과 작가의 발상에 다시 한 번 감탄을 금할 수 없을 뿐이다. 자연스럽게 어둠을 가져와 보는 이마저 호흡곤란의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지게 만드는 영화 속 상황이야말로 호러블하기 그지없다. 마치 가위눌림의 기분이랄까. 폐쇄공포증이나 어둠에 대한 두려움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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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영화|애니|TV 2010. 10. 26. 03:38
남자는 하늘이다. 안녕하십니까, 남하당 대표 박력남입니다. 엠씨- 임순례 감독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감독이 여~~자인것 자체가 문제야! 어디 감히 여자가 영화를 만들라그래? 건방지게. 나땐 무조건 감독은 다 남자였어. 선글라스 끼고, 파이프 하나 입에 물고, 레디 액션 하면 그냥 막 [벤허]도 만들고, [대부]도 만들고 그랬지. 여자는 그냥 배우나 분장만 하며 감독 눈치 보고 그랬어. 그것만 해도 감지덕지 한데... 머어? 이임~순례?? 이이임수우운례에?? 어디 건방지게 장편을 세 편이나 찍어? 오승욱, 장준환도 7년 넘게 1편뿐이 못 찍었는데. 것다 공효진에 주목받는 신예 김영필을 막 쓰고, 감동과 유머, 불교적인 깨달음까지 잘 섞어버리면... 소는 누가 키울꺼야? 소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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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일의 '불청객'영화|애니|TV 2010. 9. 29. 02:58
아무런 정보없이 이 영화와 만났다면(인디 영화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당/연/히 그럴 리 적겠지만) 조악한 완성도와 어설픈 연기, 아스트랄한 내용에 심히 당황할 것이다. 그 안에 431컷에 달한다는 CG와 국내에선 보기 드문 전대미문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펼쳐보이는 것도 놀랍지만, 그보다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적인(!) 비주얼을 선사하는 감독의 뻔뻔스럽고 극악(!)스런 상상력에 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B무비와 디씨인사이드의 찬양자라는 솔직담백한 프로필만 봐도 이 영화가 어떤 스타일일지 대략이나마 짐작(이라 쓰고 편견이라 읽는다)이 되겠지만, 키치적이고 허술한 만듦새와 달리 그 이면에 담긴 현실에 대한 사유와 아픔에서 승화된 유머는 진실하다. 무모한 시도임에도 극장에 걸 용기와 끝까지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