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애니|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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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20분 시사회영화|애니|TV 2009. 8. 24. 23:58
지난 금요일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올 겨울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의 (무려 12년만의) 신작 [아바타] 맛뵈기를 보고 왔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하지만 '일백푸로 3D'라는 강렬한 체험에 아직까지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데, 새로운 시각 혁명과 놀랄만한 신세계를 펼쳐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진일보한 자연스러움과 3D에서도 여전한 짐의 액션 연출력에 찬탄을 금할 길이 없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건 자제하고, 몇몇 시퀀스들만 20분에 걸쳐 보여준 터라 이 3시간 가까이 된다는 영화에 대해 극히 일부만을 드러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실망이라는 걸 모르게 해준 그이기에 기대치는 점점 (아니 사실은 끝도 없이) 높아만져간다. 그간 보던 3D는 주로 아이맥스였는데, 이날 최초로 접한 리얼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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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만의 '퍼블릭 에너미'영화|애니|TV 2009. 8. 21. 02:30
마이클 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컷 영화를 만든다. 사랑과 우정, 라이벌 그리고 배신과 음모, 고독을 통해 수컷의 낭만을 극대화시킨다. 테스토스테론을 강하게 분비시키는 그의 묵묵하지만 아름다운 시적 영상과 대사는 강렬하면서도 함축적인 숭고미마저 느껴진다. 실감나는 총소리는 그 신화의 BGM이고, 허공에 흩뿌려지는 핏방울은 신화의 방점들이며, 남루하면서도 허무한 죽음은 그 신화의 완성이다. 오랜 기간 그가 쌓아온 폭력과 야수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이 거친 미학의 정수로, 돈 시겔과 로버트 알드리치, 샘 페킨파와 월터 힐이 지향하던 그 지점을 향해 묵묵히 (지금은 홀로) 걷고 있다. 1930년대판 [히트]인 [퍼블릭 에너미]는 극사실주의적인 디지털룩으로(소니 시네알타 F23으로 촬영) 현장감 넘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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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그라프의 '드림업'영화|애니|TV 2009. 8. 16. 22:52
밴드 결성담은 그 자체로 영화다. 비틀즈나 롤링스톤즈같은 세계적인 밴드뿐만 아니라 델리스파이스나 언니네 이발관같은 국내 인디 밴드의 탄생기도 모두 기구한 사연에 그럴듯한 신화를 가지고 있다. 멤버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천재성, 주변의 반대와 고난, 시련을 거쳐 대중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얻어내는 성공 신화야말로 드라마의 정석! 그러기에 스포츠 영화와 마찬가지로 공식화 되었음에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소비되어진다. 대중은 스타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스타를 늘 원하니까.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를 필두로 [커미트먼트]와 [올머스트 페이모스], [백비트]와 [댓씽유두], [고고70], 그리고 [원스]까지 수많은 음악영화들은 관객들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만족시켜왔다. [드림업]은 그런 음악 영화의 전형을 밟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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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머즈의 '지. 아이. 조 : 전쟁의 서막'영화|애니|TV 2009. 8. 12. 23:29
원작 자체가 저연령 아동의 장난감이다. 이 영화에서 수준 높은 스토리와 깊은 사연의 캐릭터를 바라는 건 어린시절 이 장난감들을 가지고 논 아이들에 대한 모독일터. 니 편 내 편으로 갈라 세계정복하는 악당과 이를 저지하는 정의의 사도로 싸우는 단순함이야말로 진정한 인형놀이의 재미다. 이럴수록 초유치찬란한 내용에 삐까뻔쩍한 구라 비주얼만이 원작에 대한 이해도를 높히는 길. 그 점을 빠르게 간파한 스티브 소머즈 감독은 전작들처럼 생각없는 오락영화의 전형을 보여주기로 작정한 듯 맹렬한 질주 드라이브 모드로 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플래시백으로 펼쳐지는 캐릭터들의 사연말고는 정점에서 떨어지지 않는 액션의 급나열들이 다소 체할만큼 쉴새없이 펼쳐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영화들치고는) 비교적 짧은 런닝타임의 도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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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카사베츠의 '마이 시스터즈 키퍼'영화|애니|TV 2009. 8. 10. 23:57
아버지 존 카사베츠처럼 배우였다 감독으로 전향한 닉 카사베츠는 그러나 아버지의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영상 언어 대신 보다 대중적이면서 친숙한 화법을 택한다. 시니컬하면서도 충동적인 자의식으로 가득한 예술보단 뻔하지만 감동과 사랑이 살아 숨쉬는 상업적 휴머니즘을 선호한 셈이다. 누가 맞다 틀리다를 가리는 건 우스운 일일터. 허나 그렇게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사람에게서도 부전자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공통된 특징이 작품에서 감지되는데, 그건 바로 배우로부터 최고의 연기를 뽑아낼 수 있는 탁월한 디렉팅을 갖췄다는 점이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민감한 사안의 소재를 좋은 배우들의 앙상블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최상의 능력치를 보여준다. 죽어가는 아이, 살리려는 엄마, 아이의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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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닥터, 밥 피터슨의 '업'영화|애니|TV 2009. 8. 4. 23:58
픽사(pixar)의 [업]이 아니라, 픽사가 바로 '업'이다. 놀랄만한 기술적 완성도와 뛰어난 스토리텔링, 그리고 환상적인 유머에 대해 극찬할 시기는 이미 지나도 한참 지났다. 그들은 몇년간 최고였고, 지금도 최고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업'은 주인공 칼이 바라는 마지막 삶의 목표이자 희망인 동시에, 픽사의 자신감의 발로이자 힘이며, 목표 지향점을 한번에 담은 제목인 셈이다. 계속 두둥실 위로 올라가기만 할 것 같은 알록달록 풍선의 행보처럼. 하지만 [업]에선 [붉은 돼지]처럼 순수하게(어쩌면 노골적으로) 하늘에 대한 로망이 표출되진 않는다. 중요한 건 모험 그 자체가 아니라 모험 속에서 깨닫게 되는 - 자신 일생을 관통하는 테마이기 때문에. 하늘과 난다는 건 그 되새김을 위한 단순한 배경과 행위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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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의 '국가대표'영화|애니|TV 2009. 8. 1. 23:18
다른 걸 떠나 [국가대표]의 가장 큰 미덕은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비주얼을 큰 화면에 펼쳐보였다는데 있다. 스키 점프의 아찔한 활강을 실감나게 담아낸 후반부의 강렬한 시각적 쾌감은 근래 한국에서 나온 그 어떠한 스포츠 영화보다 탁월하다. 아니 오히려 웬만한 액션영화보다도 더. 흔히들 이야기하는 각본없는 드라마,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라는 문구에서 발생하는 감동보다도 그 중력장에 지배를 받는 인간이 짧게나마 새처럼 날 수 있음을 명확하게 큰 스크린에서 증명하는 황홀경이 더 큰 전율을 주는 셈이다. 문제는 그 후반부까지 오는 드라마와 캐릭터의 응집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거. 한줄기로 크게 묶여 묵직하면서도 매끈하게 넘어오지 못하고 중간중간 덜컥거린다. 들쑥날쑥한 개그의 질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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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의 '해운대'영화|애니|TV 2009. 7. 31. 01:13
윤제균도 벌써 데뷔 10년차에 5번째 장편이다. 언제까지 섹시, 조폭 코미디만 찍을 수도 없는 노릇. 모처럼 스케일을 키워 해운대가 메가 쓰나미에 쑥대밭이 된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플롯팅을 들고 나타났다. 마치 [러브 액츄얼리]가 [퍼펙트 스톰]을 만난 격인 이 영화, 그러나 시각적 쾌감이 강렬한 히어로즘 대신 지역색이 충만한 코미디 군상극으로 승부를 건다. 미국은 미국이고, 우리는 우리식대로 간다는 영리함이 묻어나는 지략인셈. 제 몫을 하는 좋은 배우들과 한층 여유로워진 감독의 코미디 솜씨는 나무랄데 없는 궁합을 보인다. 클라이막스에서 눈물 짓게 만드는 감동의 휴머니즘은 보너스. 문제는 이 영화가 재난 영화라는 사실이다. 끝날 때까지 쓰나미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건 오로지 박중훈뿐, 나머지 캐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