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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화의 '국가대표'
    영화|애니|TV 2009. 8. 1. 23:18

    다른 걸 떠나 [국가대표]의 가장 큰 미덕은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비주얼을 큰 화면에 펼쳐보였다는데 있다. 스키 점프의 아찔한 활강을 실감나게 담아낸 후반부의 강렬한 시각적 쾌감은 근래 한국에서 나온 그 어떠한 스포츠 영화보다 탁월하다. 아니 오히려 웬만한 액션영화보다도 더. 흔히들 이야기하는 각본없는 드라마,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라는 문구에서 발생하는 감동보다도 그 중력장에 지배를 받는 인간이 짧게나마 새처럼 날 수 있음을 명확하게 큰 스크린에서 증명하는 황홀경이 더 큰 전율을 주는 셈이다.
     
    문제는 그 후반부까지 오는 드라마와 캐릭터의 응집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거. 한줄기로 크게 묶여 묵직하면서도 매끈하게 넘어오지 못하고 중간중간 덜컥거린다. 들쑥날쑥한 개그의 질도 그렇고, 방만하게 나열된 에피소드들도 그렇고. 아예 [킹콩을 들다]처럼 대놓고 신파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법 했다. 촌스럽긴 해도 일관되게 '킹콩'에 대한 애잔함이라도 있는데, 이건 각자 사연에 묶여 '국가대표'에 대한 발로가 짠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적어도 축구 국대 경기 관람 정도의 짠함이 나와 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럼에도 [레인맨]을 떠올리게 만든 [오 브라더스]나 원작이 있던 만화를 각색한 [미녀는 괴로워], 그리고 [클러닝]과 별 다를 바 없는 이야기를 확연히 자기것으로 소화해낸 [국가대표]까지, 김용화 감독의 영리한 전략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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