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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 카사베츠의 '마이 시스터즈 키퍼'
    영화|애니|TV 2009. 8. 10. 23:57

    아버지 존 카사베츠처럼 배우였다 감독으로 전향한 닉 카사베츠는 그러나 아버지의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영상 언어 대신 보다 대중적이면서 친숙한 화법을 택한다. 시니컬하면서도 충동적인 자의식으로 가득한 예술보단 뻔하지만 감동과 사랑이 살아 숨쉬는 상업적 휴머니즘을 선호한 셈이다. 누가 맞다 틀리다를 가리는 건 우스운 일일터. 허나 그렇게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두 사람에게서도 부전자전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공통된 특징이 작품에서 감지되는데, 그건 바로 배우로부터 최고의 연기를 뽑아낼 수 있는 탁월한 디렉팅을 갖췄다는 점이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는 민감한 사안의 소재를 좋은 배우들의 앙상블을 통해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최상의 능력치를 보여준다. 죽어가는 아이, 살리려는 엄마,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아빠, 아이에 가려진 오빠, 아이 때문에 맞춤형 아이로 태어난 동생까지 각 시점별 입장을 정리하며 그 캐릭터라면 어떨까 라는 물음을 던져주는 구조의 다각화는 일반적인 백혈병 환자의 시한부 감동 스토리로 빠져드는 건 방지한다.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차이를 보다 성찰적인 자세로 진지하게 접근해가는 삶의 반듯한 시선이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최근 투병중이던 풀빵 엄마와 어린 가수 재희 양이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살리고 싶었던 남은 자들의 마음도, 그렇게 살고 싶었던 떠난 자들의 마음도 한결같지 않았을까. [마이 시스터즈 키퍼]는 어느 누구 편을 응원하기보단 그 아픔과 진실된 사랑의 여러 순간들을 현실적으로 담아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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