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결성담은 그 자체로 영화다. 비틀즈나 롤링스톤즈같은 세계적인 밴드뿐만 아니라 델리스파이스나 언니네 이발관같은 국내 인디 밴드의 탄생기도 모두 기구한 사연에 그럴듯한 신화를 가지고 있다. 멤버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천재성, 주변의 반대와 고난, 시련을 거쳐 대중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얻어내는 성공 신화야말로 드라마의 정석! 그러기에 스포츠 영화와 마찬가지로 공식화 되었음에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소비되어진다. 대중은 스타를, 비슷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스타를 늘 원하니까.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를 필두로 [커미트먼트]와 [올머스트 페이모스], [백비트]와 [댓씽유두], [고고70], 그리고 [원스]까지 수많은 음악영화들은 관객들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만족시켜왔다.
[드림업]은 그런 음악 영화의 전형을 밟되, 보다 진지한 고민과 내면을 담아내기보단 [스쿨 오브 락]이나 [앨빈과 슈퍼밴드], [크레이지 락스타]처럼 보다 유쾌하고 신명나는 젊음과 약동하는 에너지에 주력한다. 왕따가 싫어 전학간 학교에서 음악의 귀재가 '밴드슬램'과 마주치고, 멤버들을 모아 밴드의 전설을 창출해낸다는 우연의 연속은 뻔하지만 필연적인 인연과 기회를 제공하고, 삶의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할리우드 특유의) 청춘 멜로 드라마의 전형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캐릭터도 얄팍하고, 악당은 악랄하지 않으며, 끝에 가선 모두 해피해지는 - 한국 제목 그대로 '드림 업!'되는 영화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본분만은 잃지 않는다.
좋은 음악 영화엔 좋은 음악이 있다는 미덕. [하이 스쿨 뮤지컬]로 출중한 노래 솜씨를 뽐낸 바네사 허진스를 비롯해, 실력파 가수 엘리슨 미칼카가 전면에 나선 후반부 공연의 사운드 파워만큼은 영화가 끝나도 귓가에 계속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