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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클 만의 '퍼블릭 에너미'
    영화|애니|TV 2009. 8. 21. 02:30

    마이클 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컷 영화를 만든다. 사랑과 우정, 라이벌 그리고 배신과 음모, 고독을 통해 수컷의 낭만을 극대화시킨다. 테스토스테론을 강하게 분비시키는 그의 묵묵하지만 아름다운 시적 영상과 대사는 강렬하면서도 함축적인 숭고미마저 느껴진다. 실감나는 총소리는 그 신화의 BGM이고, 허공에 흩뿌려지는 핏방울은 신화의 방점들이며, 남루하면서도 허무한 죽음은 그 신화의 완성이다. 오랜 기간 그가 쌓아온 폭력과 야수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이 거친 미학의 정수로, 돈 시겔과 로버트 알드리치, 샘 페킨파와 월터 힐이 지향하던 그 지점을 향해 묵묵히 (지금은 홀로) 걷고 있다.
     
    1930년대판 [히트]인 [퍼블릭 에너미]는 극사실주의적인 디지털룩으로(소니 시네알타 F23으로 촬영) 현장감 넘치는 생동감을 안겨주는데, 마치 VJ가 대공황 금주령 시기의 시카고에 앉아 있는 기분을 전해주듯 리얼하고 차갑다. 샤프니스가 살아있고, 밤조명조차도 자제하며, 극단적으로 잡는 클로즈 샷들의 스타일에 다소 당혹스러울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 점점 더 단조롭고 무뚜뚝해지는 그의 내러티브가 그 효과들을 강조한다. 싸나이는 원래 그런거야라고 말하듯이. 만(Mann)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남자(Man)에 대한 그의 집착이 결코 우연이 아닌 듯 싶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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