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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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의 '천년한 대마도'책|만화|음악 2013. 5. 12. 06:51
이원호는 대단한 소설가다. 질보단 양이지. 이 문장에 정확히 들어맞는 작가랄까. 문학적인 풍취나 예술적 감흥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자극적인 재미와 극적인 박력으로 똘똘 뭉친 200% 테스토스토론 정제 덩어리의 남성용 로망 판타지를 만들어낸 건 분명하다. 데뷔 이래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부지런한 필력은 또 어떻고. 대한민국의 그 어떤 소설가도 같은 시간 대비 그보다 많이 쓰고 많이 팔진 못했을 것이다. 액숀, 기업, 정치, 연애, 청춘, 역사, 추리는 물론 심지어 SF까지 그 어떤 장르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섭렵하는 잡식성의 소유자인데다가 대사 위주의 스피디한 장면 전환과 양념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노골적인 성애 및 폭력 묘사, 그리고 상투적이지만 확실한 플롯으로 중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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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책|만화|음악 2013. 4. 15. 04:18
노희경의 드라마가 눈에 띈 건 [거짓말]부터였다. 지금은 그녀의 페르소나가 된 배종옥과 유호정, 이성재, 김상중, 추상미, 김태우 그리고 윤여정과 주현이 나온, 1998년 상반기에 조용하고도 쓸쓸히 방영된, 히트와는 비교적 거리가 먼 작품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이전의 그녀가 맡은 단막극들은 잘 생각나지 않고, 다른 연속극들 또한 아직 '노희경표 드라마'라는 영광스런 딱지가 붙지 않았었다. 물론 열성팬으로서 유심히 그리고 꾸준히 지켜봤다면 몇몇 단초들을 발견하고 기뻐했겠지만, 그때만 해도 그녀는 아직 드라마 폐인들을 양산하고, 대본집이 꾸준히, 유일하게 출간될 만큼의 작가로 성장하리라 예상하기 어려웠다. 희미하고 비슷하며, 여물지 않고 단단치 못했다. 게다가 그 당시 드라마는 범람하는 수많은 전파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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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법인의 '동네카페 무작정 따라하기'책|만화|음악 2013. 3. 27. 03:55
18세기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찰스 드 모리스텔레랑은 커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고, 이는 커피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명언이 되었다.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어디 그뿐인가. 비슷한 시기, 같은 나라에 살았던 사상가이자 소설가였던 장 자크 루소는 “내가 좋아하는 것은 향기다. 집 근처에서 커피콩을 볶을 때면 나는 서둘러 창문을 열어 그 향기를 모두 받아들인다.”라고 했고, 미국의 독립전쟁 지도자였던 패트릭 헨리는 “내게 커피를 주시오. 아니면 죽음을 주시오.”라고까지 밝혔다. 영국의 정치가였던 제임스 매킨토시 경은 “사람의 정신력은 그가 마신 커피의 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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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셴핑의 '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책|만화|음악 2013. 1. 10. 05:43
물가가 살인적이다. 내 월급만 빼고 모든 게 오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더 이상 우스개로 들리지 않는다. 연말부터 계속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는데, 기온이 떨어져서 그런지 물가가 대폭 올라서 그런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겠지 싶다. 장을 봐도 이제 만원이 만원 같지 않다고 느끼는 건 내 착각만은 아닐 게다. 조금 떨어졌다 싶었던 기름 값은 다시 리터당 2000원을 향해 가고 있고, 마트에서 금싸라기가 된 채소는 집기가 겁난다. 바코드에 찍히는 순간 계산대 창에 뜨는 숫자를 볼 바엔 숫제 호러영화를 보겠다. 그 사이를 못 참고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1년 5개월 만에 네 번째 인상이란다. 밀가루도 오른 대고, 그럼 연달아 라면, 과자, 빵 그리고 모든 식생활에 이르기까지 연쇄 도미노처럼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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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셴핑, 쑨진의 '벼랑 끝에 선 중국경제'책|만화|음악 2012. 11. 18. 03:32
세계가 들썩인다. 2012년 한해 수많은 나라가 대선을 치뤘다.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전반기 화제를 이끌었다면, 하반기 판도는 단연 오바마가 롬니와 박빙의 승부를 벌린 미국 대선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막강한 인구 대국의 중국 역시 엊그제인 15일, 1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진핑이 라이벌 리커창을 제치고 당총서기로 추대된 것이다. 건국의 마오쩌둥과 개혁의 덩샤오핑, 발전의 장쩌민과 조화의 후진타오로 대표되던 그들에 이어 '민(民)'을 앞세운 제 5세대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셈이다. 기존 노선을 유지 및 강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오바마의 미국과 달리 권력 이양으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가진 - 그러나 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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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책|만화|음악 2012. 11. 11. 19:57
언제부터인가 시사정치 관련 이슈에 대해 떠드는 일이 急피로해졌다. 당장 먹고살기 급급해서 그렇다 핑계를 대보지만, 사실 우두머리 하나 잘못 뽑아놓는 것만큼 실경제, 사회생활에 직접적으로 파탄을 던지는 게 또 어딨냐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 그저 일차원적으로 치고박고 너 잘났니 나 잘났다 외치고 싸우는 꼬락서니가 시끄럽고 보기 싫어 그렇다고 해두자. 가뜩이나 분단돼서 좁은 나라 좌우 편을 가르고, 색깔 공세로 팬질을 해대는 똘끼 충만한 것들과 고루하니 머리 속에 똥만 가득찬 것들의 대립과 아집에 꼴불견이라 욕하고 돌던지는 것도 이젠 지겹다. 차라리 그 시간에 예능을 보며 바보같이 웃던지, 우후죽순 생기는 오디션 프로를 보며 다소 인위적이더라도 감동 하나라도 더 받는 게 낫겠다. 가뜩이나 안 풀리는 인생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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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데븐포트와 브룩 멘빌의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책|만화|음악 2012. 10. 28. 04:16
인생은 선택이다. 매순간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쌓여 실패와 영광, 후회와 만족을 가른다. 응당 유치원에서 배웠어야할 모든 것이자 인생의 생기초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점수와 등수에 밀려 그 중요성을 절절히 통감하지 못하지만, 자라서 매사 잘못된 선택에 한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과 십단위로 상승하는 혈압을 생각한다면 교육의 방향은 180도 바꿔야 함이 마땅하다. 허나 그래도 순간의 재기와 지혜를 깨우칠 나름의 편법이 존재했으니, 그건 바보상자로 눌리던 TV 속 광고에서였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던 금성사의 카피가 바로 그것! 때론 교육이란 미명 하의 일방적인 주입보다 이전투구 전파 낭비 속에서 피어나는 상술에서 더 큰 가르침과 교훈을 얻는 경우가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초딩도 뽑기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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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 히로유키의 '타력'책|만화|음악 2012. 8. 6. 20:21
타력이라니. 내가 생각한 그 뜻이 과연 맞을까. 처음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제목의 생경스러움과 의아함이었다. 초딩 시절부터 바른생활 시간에 스스로 알아서 척척척! 이란 생활 모티브를 구호처럼 되뇌던 학교 선생님 밑에서 수업을 주구장창 세뇌되다시피 받아오던 범생 출신인지라 아무래도 이런 정반대되는 주장이 이태리 타올 만큼이나 더 까끌까끌하게 다가왔다. 자력으로 씩씩하고 열심히 바리바리 살아도 모자랄 판에 남의 힘을 인지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참으로 수동적인 태도라니, 신선하고 독특하게 느껴지지만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혹시나 인생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노하우나 일상의 지혜라도 담아낸 실용서라면 좀 다르겠지 싶어 한두 장을 넘겨보니 그와 달리 불교적인 시각이 옅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