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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영의 '유럽여행 핵심사전 500'책|만화|음악 2013. 9. 23. 03:33
두껍다. 그리고 무겁다. 보통의 경량화, 콤팩트화 되어진 여행책자만 보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부피와 무게의 책과 만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유럽여행 핵심사전'이란 제목에 걸맞게 90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도 분량이지만, 알록달록 올컬러로 꾸며진 깔끔하고 현란한 편집에 무엇보다 눈이 돌아간다. 거기에 꼼꼼히 주석처럼 달린 저자의 깨알같은 여행 포인트는 물론, 시원시원하고 아름다운 풍광의 사진들도 훌쩍 떠나고 싶은 욕구를 마구마구 자극해댄다. 과거 비슷하게 나열되던 여행 정보에서 더 나아가 요즘의 트렌드와 숨겨진 정보들을 다루고자 한 노력과 시도도 인상적이다. 이쯤되면 과연 이 책, 여행 다니며 들고 다닐 수 있을까를 조심스럽게 고민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저자는 서두에서 명확히 이점에 대해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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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방종.잡담 2013. 9. 22. 16:21
온몸이 너덜너덜하다. 모처럼만에 받는 치과 신경치료도 그렇고, 며칠전 비가 많이 오던 날 거리에서 자빠져 오른쪽 무릎이 공포스러울 정도의 청보라색으로 물든 것도 그렇고, 추석 연휴부터 급성장염에 걸려 순식간에 2-3kg가 빠진 채 아무것도 못먹고 있는 탓도 크다. 아 그러고보니 추석전날 가벼운 접촉사고도 났다. 멀쩡히 신호대기 중인 차를 들이박은 에쿠스 아주머니 운전자. 뒤에서 받은 충격으로 짧은 찰라 뒷목을 부여잡았다. 속부터 겉, 아래서부터 위까지 성치않은 데가 없다. 주의하고 신경쓴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되어버린 몸, 그저 주인을 잘못 만난 죄이려니 여겨야 하나. 아끼고 잘 가꾸어도 100년이 갈까 말까 한 몸뚱아리인데, 아직 반도 쓰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이 모양이라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몸을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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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에 또 가다.음식|스포츠 2013. 9. 20. 04:35
추석연휴를 앞둔 지난 화요일. 작년에 실패한 키릴렌코를 다시 보러 코리아 오픈에 재도전했다. 1세트 시작하고 얼마 안돼 등부상으로 기권하는 바람에 적지않은 정신적 데미지를 입고 돌아왔던 기억이 아직 선한데, 설마 올해도 부상이 찾아오겠어? 라는 안일하고 방만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게 사실. 그걸 어떻게 귀신 같이 눈치 챘는지 이번에도 1세트 시작하고 얼마 안되 키릴렌코가 다리를 부여잡고 메디컬 타임을 요청하는 게 아닌가! 오 마이 갓. 올해도 설마 여기서 빠이빠이인가. 안돼!! 좌절하는 마음 반, 기도하는 마음 반으로 기다린지 어언 20여분. 그녀는 다시 라켓을 부여잡고 코트에 들어섰다. 다행히도 그렇게 경기를 무사히 치뤄 다음 회전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며 지난 몇년간에 걸친 소원을 풀고야 말았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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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CDP를 들였다...잡담 2013. 9. 13. 01:13
들고다니던 CDP가 고장났다. 서비스센터에 가니 렌즈픽업 부분이 고장이란다. 수리비가 원래 가격보다 더 나왔다. 눈물을 머금고 중고 CDP를 알아봤다. 아무도 들고다니지 않아 원하는 매물을 찾기 힘들었다. 가격에 맞춰 물건을 고르는 수밖에 없었다. 이곳 저곳 서핑하며 고심하고 기다렸다. 평가는 분분하지만 초박형의 매끈한 자태를 자랑하던 녀석으로 골랐다. 물건은 괜찮았다. 다소 사용감은 있지만 십년이 다 된 모델치고는 생생히 잘 돌아갔다. 더 이상 이런 모델은 나오지 않는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무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명기는 그렇게 사라졌다. 초경량/초박형이란 표현도 무색해졌다. CD는 이제 집에서 가끔 듣는 것이었다. 음원을 가둬둔 틀이고 담아둔 그릇이었다. 무게나 두께 따윈 더 이상 중요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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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윗의 '새 폴더'책|만화|음악 2013. 9. 12. 21:08
노란색 새 폴더엔 '야구동영상'과 '유승호' 외에 다양한 연애담이 담겨있다. 상큼하고 발랄한 분위기부터 엉뚱하고 귀여운 매력과 아릿하고 슬픈 뒷모습까지. 요즘 청춘남녀의 솔직담백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특별히 새롭진 않지만 그렇다고 익숙해지지도 않는 그런 미묘한 감정들. 그 싱숭생숭한 빈틈을 파고드는 건 비음이 매력적인 비스윗의 달달한 목소리다. 스위트한 톤으로 스위트하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조근조근 털어놓는 그녀의 노래는 일단 편안하다. 애절한 사랑 타령도 아니고, 절절한 비가도 아니며, 그렇다고 닭살돋게 만드는 로맨스도 아니다. 주변의 근황들을 두런두런 늘어놓는 새침한 수다처럼 솔직하고 감성적이다. 이제 2집에 불과하지만 다양한 작업들을 두루 거쳐온 이력답게 그녀는 자연스럽고도 꾸밈없는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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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의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추적'책|만화|음악 2013. 8. 31. 22:08
끔찍하고 잔인하다.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호러물에 열광하지만 현실의 사건들과 마주할 때면 언제나 먹먹한 감정에 빠져들고 몸서리 쳐지는 게 사실이다. 픽션은 어디까지나 픽션일뿐. 이런 일들은 어느 곳에서도 누구에게도 일어나선 아니 된다. 의도하던 의도치 않던 범죄는 인류 최악의 결과물이자 선택지이며, 타인의 고통을 빨아 쌓아올린 잔혹하고 치명적인 욕망의 잔재물이다. 그럼에도 계속 끊임없이 벌어지는 건 S. 존스가 말했듯 언제나 악행이 덕행보다 쉽기 때문이다. 그것은 모든 것에 대한 지름길을 제공한다.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서로를 속고 속이며, 죽고 죽이는 사건들은 계속 되풀이 될 것이다. 막을 수 없다면 피하는 게 상책인 냉혹한 현실. 전 경찰대 교수이자 범죄수사 전문가로 이름을 날린 표창원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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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주변인'책|만화|음악 2013. 6. 19. 22:08
1집만이 주는 묘한 설레임이 있다. 그전엔 전혀 듣지 못한 새로움이 주는 쾌감이다. 방향성과 색깔을 발견해가는 재미다. 그의 혹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동질화 돼가는 교감의 시간이다. 디지털 싱글이나 앤솔로지 앨범에서 만났던 파편에서 벗어나 온전함과 마주한 기쁨이다. 갓 나온 CD와 속지 잉크의 따뜻한 내음이다. 패기와 열정 그리고 두려움과 떨림을 뒤로 한 채 나선 신인의 자존감이다. 1집 정규 앨범엔 그 모든 게 얽혀 기묘한 흥분을 안겨준다. 낯선 커버 이미지부터. 내지를 쓰윽 눈으로 훑어보며. 뻑뻑한 CD를 꺼내 음악의 무게를 가늠하고. 첫 음이 이어폰에서 새어나올 때까지. 그 모든 과정 속에서 기대감과 불신이 교차한다. 때론 찌푸리고 난해함에 몸을 떨어도, 기시감과 익숙함의 간극에서 벗어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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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의 '천년한 대마도'책|만화|음악 2013. 5. 12. 06:51
이원호는 대단한 소설가다. 질보단 양이지. 이 문장에 정확히 들어맞는 작가랄까. 문학적인 풍취나 예술적 감흥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자극적인 재미와 극적인 박력으로 똘똘 뭉친 200% 테스토스토론 정제 덩어리의 남성용 로망 판타지를 만들어낸 건 분명하다. 데뷔 이래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부지런한 필력은 또 어떻고. 대한민국의 그 어떤 소설가도 같은 시간 대비 그보다 많이 쓰고 많이 팔진 못했을 것이다. 액숀, 기업, 정치, 연애, 청춘, 역사, 추리는 물론 심지어 SF까지 그 어떤 장르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섭렵하는 잡식성의 소유자인데다가 대사 위주의 스피디한 장면 전환과 양념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노골적인 성애 및 폭력 묘사, 그리고 상투적이지만 확실한 플롯으로 중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