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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다, 디지털 컨버터.잡담 2012. 11. 21. 23:47
아날로그 방송이 오는 12월 31일 종료된다. 이미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곳이 종료됐다고 하니 어쩌면 이런 푸념도 때늦은 뒷북인지 모른다. 이미 남들은 LED TV다, 3D LCD다, 하다못해 PDP나 케이블 혹은 위성을 달아 디지털 방송을 보는 편인데, 아직까지 감시용 편집용 모니터에 비디오와 쌍팔년도 V자 안테나를 연결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해왔던 내게 연말 송출 중단은 꽤나 심각한 현안이었다. TV를 한 대 장만하자니 철저한 서민 코스튬을 지향하는 나로선 경제적 출혈이 장난 아니고, 케이블이나 위성을 신청하자니 가뜩이나 폐인 증상을 보이는데 크리티컬 포인트를 선사할 것 같고. 고민과 고민 끝에 (황송하게도) 정부가 4만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옛따 지원해준다는 디지털 컨버터를 우체국에 달려가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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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셴핑, 쑨진의 '벼랑 끝에 선 중국경제'책|만화|음악 2012. 11. 18. 03:32
세계가 들썩인다. 2012년 한해 수많은 나라가 대선을 치뤘다. 러시아와 독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가 전반기 화제를 이끌었다면, 하반기 판도는 단연 오바마가 롬니와 박빙의 승부를 벌린 미국 대선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미국과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막강한 인구 대국의 중국 역시 엊그제인 15일, 1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지도부를 발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진핑이 라이벌 리커창을 제치고 당총서기로 추대된 것이다. 건국의 마오쩌둥과 개혁의 덩샤오핑, 발전의 장쩌민과 조화의 후진타오로 대표되던 그들에 이어 '민(民)'을 앞세운 제 5세대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셈이다. 기존 노선을 유지 및 강화할 것으로 예측되는 오바마의 미국과 달리 권력 이양으로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을 가진 - 그러나 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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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책|만화|음악 2012. 11. 11. 19:57
언제부터인가 시사정치 관련 이슈에 대해 떠드는 일이 急피로해졌다. 당장 먹고살기 급급해서 그렇다 핑계를 대보지만, 사실 우두머리 하나 잘못 뽑아놓는 것만큼 실경제, 사회생활에 직접적으로 파탄을 던지는 게 또 어딨냐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 그저 일차원적으로 치고박고 너 잘났니 나 잘났다 외치고 싸우는 꼬락서니가 시끄럽고 보기 싫어 그렇다고 해두자. 가뜩이나 분단돼서 좁은 나라 좌우 편을 가르고, 색깔 공세로 팬질을 해대는 똘끼 충만한 것들과 고루하니 머리 속에 똥만 가득찬 것들의 대립과 아집에 꼴불견이라 욕하고 돌던지는 것도 이젠 지겹다. 차라리 그 시간에 예능을 보며 바보같이 웃던지, 우후죽순 생기는 오디션 프로를 보며 다소 인위적이더라도 감동 하나라도 더 받는 게 낫겠다. 가뜩이나 안 풀리는 인생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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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데븐포트와 브룩 멘빌의 '최선의 결정은 어떻게 내려지는가'책|만화|음악 2012. 10. 28. 04:16
인생은 선택이다. 매순간 판단과 결정이 필요하다. 이것이 쌓여 실패와 영광, 후회와 만족을 가른다. 응당 유치원에서 배웠어야할 모든 것이자 인생의 생기초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점수와 등수에 밀려 그 중요성을 절절히 통감하지 못하지만, 자라서 매사 잘못된 선택에 한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과 십단위로 상승하는 혈압을 생각한다면 교육의 방향은 180도 바꿔야 함이 마땅하다. 허나 그래도 순간의 재기와 지혜를 깨우칠 나름의 편법이 존재했으니, 그건 바보상자로 눌리던 TV 속 광고에서였다.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한다던 금성사의 카피가 바로 그것! 때론 교육이란 미명 하의 일방적인 주입보다 이전투구 전파 낭비 속에서 피어나는 상술에서 더 큰 가르침과 교훈을 얻는 경우가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초딩도 뽑기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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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츠네키치의 '물고기 비늘'책|만화|음악 2012. 10. 4. 06:52
칠팔월의 맹렬한 더위가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감돈다. 짧은 팔만 입고 나서기엔 제법 날이 차가워졌다. 아직까지 더운 기운이 모두 가신 건 아니지만 슬슬 주위를 돌아보며 운치를 찾는 그런 날이 되어간다. 은은한 풀벌레 소리와 하나 둘 떨어지는 가로수 이파리들, 짧아져 가는 낮의 길이. 그 변화에 맞춰 듣던 음악마저 변한다. 깡총깡총 방정맞게 뛰며 세계를 휩쓸던 싸이 스타일의 댄스곡과 길쭉길쭉 시원하고 아찔한 남녀 아이돌 음악이 플레이어에 가득했다. 그들이 없었다면 올 여름은 더 더웠으리라. 하지만 지금은 몸과 마음을 조금은 가라앉힐 여유와 사유가 필요하다. 짜릿한 감각과 여흥은 잠시 접어두고 다가오는 계절에 맞춰 침전과 우수를 택했다. 손에 들린 건 스즈키 츠네키치 鈴木常吉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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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항해술.잡담 2012. 9. 27. 04:51
비행기가 요란한 굉음을 내며 날아갔다. 소리에 비해 속력은 빠르지 않았다. 노인학교 컴퓨터 실습실에서 보이던 마우스질만큼 더딘 속도였다. 마우스 포인터처럼 작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움직임이었다. 노인들의 팔에서도 종종 그런 느낌을 받았다. 세월의 무게감이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다져진 신중함과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두려움과 경이가 섞여 의지의 속도를 경감시켰다. 신경의 무던함과 근육의 낡음도 한몫했다. 그들의 느림은 처량했다. 여유조차 구질구질하게 다가왔다. 느림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남은 건 슬픔뿐이었다. 굼벵이같은 비행기가 늦여름의 짜증을 더했다. 유난히 큰 소음이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느림을 강조했다. 비행기는 원래 빠름빠름빠름 하며 지나가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러나 저 파란 하늘을 유유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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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에 가다.음식|스포츠 2012. 9. 24. 03:45
몇해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를 보러 올림픽 공원을 찾았다. 것도 키릴렌코의 첫 예선전에 맞춰서. 전전날에 불어닥친 태풍 산바의 영향이 조금 남았는지 햇볕이 짱짱하던 새파란 하늘에서 여우비가 잠시 쏟아지는 등 날씨의 부침이 심했지만, 전체적으로 화창한 가을을 만끽하기 좋은 날이었다. 그렇게 기대하던 키릴렌코가 첫 세트 2게임만에 허리부상으로 기권해버린 것만 제외하곤 경기도 퍽 만족스러웠다. 3번째 단식에 출전한 카이아 카네피가 결승까지 갔고, 한국 주니어 기대주라던 이소라의 모습도 단복식으로 두 경기나 감상했니까. 근데 왜. 왜 하필 내가 간 대회에서 하필 키릴렌코가 기권해야 했단 말인가!! 경기를 보는 내내 물밀듯이 몰려오는 상실감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흑흑. 내년에. 내년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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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잡담 2012. 8. 31. 04:53
습기를 잔뜩 머금은 잿빛 하늘은 동네 서예학원에서 못쓰는 글씨를 어떻게 하면 감출 수 있을까 고민하며 마주하던 엄숙한 화선지를 닮았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그 종이는 까끌까끌하니 성글고 메마른 회색이었다면 저 무겁도록 낮은 하늘은 손가락을 살짝 찌르면 금방이라도 먹물을 흘릴 듯 젖어있다고나 할까. 핫요가 부럽지 않던 무더위가 물러가버리고 찾아온 건 두 개의 태풍과 내 방 선풍기 바람보다 더 센 강풍 그리고 미칠 듯 불유쾌한 습도였다. 그런 변화가 제법 몸에 익을 나이때도 됐지만, 언제나 계절이란 내 기대보다 빠르거나 혹은 늦곤 했다. 그리고 그건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어김없이 계절이 지나간다. 인터벌 촬영 속 화면처럼 주르륵 흐르던 변화무쌍한 구름이 오늘의 날씨를 이야기한다. 영원히 맞추지 못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