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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의 '그대가 들린다'책|만화|음악 2013. 4. 30. 23:46
며칠째 봄인지 겨울인지 여름인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날씨가 이어진다. 싸늘한 바람에 몸서리를 치다가도 어느새 작열하는 태양에 땀을 뻘뻘 흘리고, 비 한 번 내리면 다시 입김이 서리는 날이었다가 펑펑 눈이 내리질 않나, 자고 일어나면 새초롬하니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예년에 비해 부쩍 혼동이 드는 날씨다. 최근 몇 년 동안 봄이 실종되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처럼 실성했단 소린 들어보질 못했다. 오락가락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하는 3-4월을 겪고 나니 올해 봄기운은 음악으로나마 접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신청한 게 브라질과 한국 뮤지션 6명이 참여한, 서로에게 음악을 띄워 보내는 독특한 콜라주의 컴필레이션 앨범 '그대가 들린다'였다. 브라질과 봄이란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음반은 따사롭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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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의 '그 겨울 바람이 분다'책|만화|음악 2013. 4. 15. 04:18
노희경의 드라마가 눈에 띈 건 [거짓말]부터였다. 지금은 그녀의 페르소나가 된 배종옥과 유호정, 이성재, 김상중, 추상미, 김태우 그리고 윤여정과 주현이 나온, 1998년 상반기에 조용하고도 쓸쓸히 방영된, 히트와는 비교적 거리가 먼 작품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이전의 그녀가 맡은 단막극들은 잘 생각나지 않고, 다른 연속극들 또한 아직 '노희경표 드라마'라는 영광스런 딱지가 붙지 않았었다. 물론 열성팬으로서 유심히 그리고 꾸준히 지켜봤다면 몇몇 단초들을 발견하고 기뻐했겠지만, 그때만 해도 그녀는 아직 드라마 폐인들을 양산하고, 대본집이 꾸준히, 유일하게 출간될 만큼의 작가로 성장하리라 예상하기 어려웠다. 희미하고 비슷하며, 여물지 않고 단단치 못했다. 게다가 그 당시 드라마는 범람하는 수많은 전파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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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법인의 '동네카페 무작정 따라하기'책|만화|음악 2013. 3. 27. 03:55
18세기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었던 찰스 드 모리스텔레랑은 커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고, 이는 커피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명언이 되었다.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겁고, 천사처럼 순수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어디 그뿐인가. 비슷한 시기, 같은 나라에 살았던 사상가이자 소설가였던 장 자크 루소는 “내가 좋아하는 것은 향기다. 집 근처에서 커피콩을 볶을 때면 나는 서둘러 창문을 열어 그 향기를 모두 받아들인다.”라고 했고, 미국의 독립전쟁 지도자였던 패트릭 헨리는 “내게 커피를 주시오. 아니면 죽음을 주시오.”라고까지 밝혔다. 영국의 정치가였던 제임스 매킨토시 경은 “사람의 정신력은 그가 마신 커피의 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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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음식|스포츠 2013. 3. 26. 23:24
올해도 어김없이 프로야구 시범경기(3/9~24)에 출퇴근 도장을 찍었다. 안타깝게도 잠실구장의 잔디 교체로 인해 목동구장과 문학구장을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9개 팀이 되면서 또 WBC까지 겹치는 바람에 시범경기 수가 대폭 축소돼 수도권에서 사자들 경기를 하나도 볼 수 없었다는 게 유감이었다. 날씨가 작년에 비해 추웠던 것도 그렇고. 그럼에도 그라운드에서 들리는 열혈 투혼과 관중성의 환호성이 물아일체 되는 순간만큼은 여전히 황홀하고 짜릿하다. 올 시즌 관건은 과연 사자들의 3연패 수성이 가능할까인데, 다른 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여름 전까지는 마음 비우고 5할 승률만 바래야겠다. 올해도 어김없이 야구다. 드디어 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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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쿠마루 슈고의 'In Focus?'책|만화|음악 2013. 3. 11. 08:16
CD를 넣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음이 튀어나오는 동시에 눈앞에 그림이 그려진다. 쨍한 푸른색 하늘이 칠해지고, 그 위로 하얀 구름이 넘실대며, 오색찬란 무지개가 반짝반짝 빛나면, 눈부신 원색의 유럽 어딘가에 있을 마을에 순식간에 당도한다. 거기에는 만반진수 산해진미의 음식이 가득하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별스런 장난감과 진기한 물품들이 날 반기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오가는 장터 속 여행자의 모습을 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소박하지만 아날로그의 풍광을 간직한, 조금은 옛스럽지만 활기 넘치는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여행의 풍광 같다. 토쿠마루 슈고의 음악은 그렇다. 그의 사운드는 놀랍도록 회화적이다. 다채로운 악기들과 신기한 음향이 만들어내는 마술 같은 사운드스케이프는 심상을 자극해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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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힘들어.잡담 2013. 2. 25. 03:10
2월초 조금 아프고 나서 부쩍 건강에 관심이 생겼다. 그렇다고 뭐 특별히 관리모드로 돌아섰다든가 케어를 받는다는 수준은 아니고, 그저 말 그대로 얄팍한 관심 한 점이 머릿속에 들어섰을 뿐이다. 어쩌면 어떤 경계나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건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조금 드니 예전과 다르게 어떤 매직 힐링(?) 포션을 써도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리고, 쉽게 쪘던 살도 쉽게 안 빠진다. 처음엔 ‘어 이거 뭐지?’ 삐거덕거리는 항상성에 당황스러웠는데, 덤덤하게 받아들이니 건강이란 단어가 이제야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운동도, 철야도, 그 어떠한 일도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걸 몸소 배우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나이 때에 결혼을 한다던가, 애가 태어나 자연스레 생활과 습관이 크게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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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셴핑의 '국가는 왜 우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가'책|만화|음악 2013. 1. 10. 05:43
물가가 살인적이다. 내 월급만 빼고 모든 게 오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더 이상 우스개로 들리지 않는다. 연말부터 계속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는데, 기온이 떨어져서 그런지 물가가 대폭 올라서 그런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겠지 싶다. 장을 봐도 이제 만원이 만원 같지 않다고 느끼는 건 내 착각만은 아닐 게다. 조금 떨어졌다 싶었던 기름 값은 다시 리터당 2000원을 향해 가고 있고, 마트에서 금싸라기가 된 채소는 집기가 겁난다. 바코드에 찍히는 순간 계산대 창에 뜨는 숫자를 볼 바엔 숫제 호러영화를 보겠다. 그 사이를 못 참고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했다. 1년 5개월 만에 네 번째 인상이란다. 밀가루도 오른 대고, 그럼 연달아 라면, 과자, 빵 그리고 모든 식생활에 이르기까지 연쇄 도미노처럼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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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폰으로 갈아탔다.잡담 2013. 1. 9. 23:45
횟수로 3년만에 폰을 바꿨다. 자꾸 지 혼자 먹통이 되고, 액정도 깨져 질질 샌 흔적에 이노무 모토글램 오래는 못쓸 거라 어렴풋 짐작했지만, 연말 종무식 마치고 나온 친구와 커피 한잔 하다 흘러나온 권유에 흔쾌히 바꿀 줄은 내 자신도 몰랐다. 지름신이 강림해 며칠 밤낮 끙끙 앓다 결정하거나, 뽐뿌나 폰싸에서 죽돌이로 머물며 조건 다 찾아보고 선택할 줄 알았는데, 그래서 그 짓 또 언제하나 아찔함과 푸념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는데, 로또추첨만큼 짧은 시간에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조만간에 위약금3가 시행되고, 통신사마다 영업정지 들어가면 버스폰 찾기 힘들 거란 주위 넷심(Net心)에 귀를 기울였던 탓이 크다. 거성 사건도 있고, 지난 갤3 대란을 아깝게 흘려보낸 자책과 후회가 결합된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