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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한 장충 체육관에 가다.음식|스포츠 2015. 2. 1. 04:14
얼마전에 재개장한 장충체육관에 다녀왔다. 겨울 스포츠의 꽃 여자배구를 보기 위해. 그간 서울 중립 경기도 없고, 개보수로 인해 서울 홈경기도 안 열리고 해서 관심이 조금 떨어졌었는데, 개장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가벼운(!) 몸 이끌고 오랜만에 동대입구역으로 향했다. 지하철과 바로 이어진 통로까진 좋았는데 후덜덜한 계단의 공세에 잠시 주춤! 그리고 경기장 안과(또 매표소랑도) 바로 이어지지 않은 것도 2% 아쉬웠다. 그래도 깔끔한 시설을 보니 예전의 그 허름하고 우중충한 느낌은 가셔서 다행이다. 지금은 맛이 가버린 마봉춘 마당놀이나 각종 행사 대여 장소로 고착화 되어버리나 싶었는데. 경기는 여길 홈으로 쓰는 GS 칼텍스와 도로공사의 대결. 한번도 홈에서 승리하지 못한 '기름집'과 계속 연승 중인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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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날리다.잡담 2015. 1. 28. 19:11
드론(drone)이 뜨고 있다. 왱왱. 붕붕. 원격조종 되는 무인항공기. 개념 자체가 나온 건 꽤 오래 전이라는데, 요사이 민간용으로 개발되며 또 스마트폰이나 액션 캠, 3D프린터와 결합하며 부쩍 여기저기서 많이 들려온다. 며칠 전 어느 시사프로에서도 이에 대한 걸 다뤄줬고, 영화나 방송에서 활용되는 건 물론 아마존 같은 물류회사에서도 무인택배를 시도 중이란 뉴스까지 나오며 이젠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값싼 것들은 이미 아이 장난감용으로도 시판되고 있는 거 같다. 관심은 있었지만 감히(?) 도전해볼 생각은 없었는데... 지인(!)이 놀러와 우연치 않게 만져볼 기회가 생겼다. 드론 업체로 제법 알려진 패럿(Parrot)의 '롤링 스파이더'라는 녀석. 일단 크기는 굉장히 작다. 가로 세로 프로펠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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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을 시작했다. 3잡담 2015. 1. 20. 00:34
교정을 시작한지 거의 10개월째. 몸무게도 10키로가 빠졌다. 남들은 초반에만 조금 빠지고 익숙해지면 다시 본 체중으로 복귀한다던데, 잃어버린 몸무게가 돌아올 생각을 안 한다. 본의 아닌 다이어트가 계속 진행되는 상태. 18년 전 몸무게를 갖게 됐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다. 살이 빠지면서 쉬 피로해져 꾸뻑꾸벅 졸거나 기립성 빈혈이 심해졌다. 아무래도 잘 못 먹고 있는 게 제일 큰 원인인 거 같은데, 금속성 교정기가 워낙 날카로워 입에 넣고 뭘 씹기가 겁난다. 지금 씹고 있는 게 내 살인지 교정용 왁스인지 음식인지 뭔지 모르겠다. 바늘 스무 개를 넣고 랜덤으로 돌리고 있는 기분. 덕분에 좋은 점이 있다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거. 그리고 원래 목적대로 입도 이도 가지런해졌다는 거. 이 맛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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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을 바꾸다.잡담 2015. 1. 19. 04:41
연초, 핸드폰을 바꿨다. 2년 약정이 끝나기가 무섭게 갈아탔다. 단통법 시행으로 향후 몇 년간 못 바꿀 거라 쓰고 있던 베가 R3 아끼고 또 아껴서 잘 쓰자 다짐했던 게 우습게도 LG G2로 넘어갔다. 물론 나온지 15개월이 넘어선 녀석이라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다. 아이폰 6니, 플러스니, 곡면 글래스의 엣지니, 신 제품은 내게 꿈이요 허울에 불과하다는 걸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구형이지만 새 제품인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무언가 환경이 변한다는 건 좋은 거니까 정체된 내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겠지 싶었다. LG폰은 삼성과 팬택(스카이 포함), 모토롤라로 점철된 지난 내 18년간의 핸드폰 라이프 중에 처음 써보는 듯. 그래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은 뭐 거기서 거기다 보니까 금방 적응완료. 이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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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미년 다이어리.잡담 2015. 1. 7. 06:03
다이어리를 바꿨다. 아니 정확하게는 바꾸게 되었다. 형에게 회사에서 남는 수첩 혹은 스케줄러 아무거나 갔다달라고 졸라 댔더니, 어디서 이런 무지막지한(?) 놈으로 골라 던져 주었다. 'One Line A Day'라는, 흔히들 '5년 다이어리'라고 불리는 물건이다. 한 페이지에 하루씩, 5칸으로 구분돼 5년간 반복해서 쓰는 거라는데, 작년에 난 뭘 했는지, 2년 전에 난 뭘 했는지, 3년 전에 난 뭘 했는지... 이런 식으로 무려 5년간 쓸 수 있는 기록장이란다. 보기만 해도 벌써 숨이 턱 하니 막힌다. 매년 연말, 연초마다 이번엔 다이어리를 어디서 얻을까? 뭘로 써야 하나?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돼서 좋다만, 이걸 5년간 바라봐야 한다니. 좀 많이 지겨울 거 같다. 게다가 옆에 종이질은 성경처럼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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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 2014.잡담 2014. 12. 31. 06:34
개인적으론 작년에 이어 나쁘지 않은 한해였다고 생각하는데 - 물론 내 늘어난 조바심과 더러워진 성격, 심각한 게으름에 대해선 뭐라 변명의 여지가 없겠지만 - 대외적으론 참 피곤하고도 파렴치한 한해였다. 무능력한 정부를 바라보는 것도 지치고, 죄없는 서민들만 죽어라 다쳐나가고 피폐해지는 걸 느끼니 울화통이 치미고, 이에 맞서 대처할 인재가 전혀 없어보인다는 점에서 장탄식만 새어나온다. 내년이라고 뭐 별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빠지면 더 나빠졌지 결코 좋아질 수 없는 암울한 사회 전반 속에서 묵묵히 눈 감고 귀 닫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그저 끔찍할 따름이다. 무엇이 이렇게 무기력하고 근본없는 세상으로 변하게 만드는 걸까. 본능? 욕구? 아니면 무관심? 내년에는 어서 이 가리워진 구름을 뚫고 둥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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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나는 브래드 피트를 만나러 영등포에 다녀왔다.잡담 2014. 11. 15. 07:21
수능일답게 한파가 몰아치는 날 저녁, 빵형이 오랜만에 영등포로 뜬다고 해서 옷을 잔뜩 껴입고 부랴부랴 [퓨리] 레드카펫 시사회에 다녀왔다. 문제는 지하철에서 조는 바람에 동인천까지 다녀왔다는 건데, 그래서 일찍 나왔음에도 1층 명당 자리를 놓치고 꼭대기 5층에 올라가, 그것도 나처럼 늦게 온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눈과 눈이 마주치고, 손과 손을 부비대며, 올해의 히트 상품 셀카봉으로 잔뜩 사진을 찍던 1층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그것도 직부감 상태로 바라 볼 수밖에 없었는데, 그마저도 영화 상영 시간이 다 돼 밖에서 여전히 과다 서비스 매너를 보여주시던 빵형 정수리도 못 본 채 극장 안으로 들어와야 했다. 그래서 위에 난잡하게 5장을 합성한 사진에는 텅 빈 무대만이 찍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