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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렉스 프로야스의 '노잉'
    영화|애니|TV 2009. 4. 20. 21:21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로 다가올 죽음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 말한 걸 들은 적이 있다. 그 기저의 밑도 끝도 없는 미지의 공포감이 무의식적인 자기방어와 싸우고 있기 때문에 우울증과 무기력함, 두려움이 유발되는 거라고. 알 수 없는 혹은 너무나도 잘 아는 인간의 엔딩에 대한 막을 수 없는 무기력함에서 불안이 삶을 잠식하는 거라고 말했다. 알렉스 프로야스의 '노잉'에서 오는 공포의 기시감은 바로 그것이다. 파국와 결말을 알기 때문에 오는 너무나도 탈종교적인 동시에 종교적인 임사 체험과도 같은 공포감. 두려움 그리고 또 다른 희망.
     
    그의 앞선 영화들(크로우와 다크시티, 아이로봇)과 마찬가지로 느껴지는 종교적인 색채는 여기서 더욱 두드러져 더 강한 의미와 반감을 선사하며 다크한 충격파를 안긴다. 부활과 복구, 구원자의 상징에서 나아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엔딩은 50년대 B급 장르영화와의 흥미로운 이종교배지만, 21세기 단골 양념인 환경문제와 테러의 공포감을 덧대어 충실히 버전업시키고 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겠지만, 그가 의도한 이러한 묵시록적인 성향은 단순해질 수 있는 재난 블럭버스터에 입체적인 색채를 부여한다. 나이트 샤말란의 [싸인]만큼이나 흥미롭고 아찔한 텍스트인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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