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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상옥의 '마유미'
    영화|애니|TV 2009. 4. 21. 23:59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는 신상옥의 [마유미]는 괴상한 작품이다. 만들어질 당시에도 순수하게 바라볼 수 없는 그의 의도가 또는 항변이 담겨있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 죽음으로 속죄하겠다던 김현희가 한달 전 공식석상에 나와 기자회견을 한 행태에 비춰봤을 때 더더욱 더 묘한 아이러니를 갖는다. 기록영화와 반공영화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며 신파 드라마의 외피를 두른 만듦새는 60년대를 주름잡았던 거장의 것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하다. 조악한 효과와 빈약한 내러티브를 떠나 선동/선전의 뉘앙스를 짙게 풍기는 영화 자체의 낡음이 고인들에 대한 예우와 넋마저 달래주지 못해 안타깝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해도 만든이의 진실만큼은 우리 곁에 있어야 했다.
     
    폴 그린그래스의 [플라이트 93]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라고 해도, [마유미]가 나온 같은 해 같은 땅에선 [파업전야]가 나왔다. 거장의 씁쓸한 뒷모습을 반추하며 복잡한 생각이 격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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