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요코야마 히데오의 '그늘의 계절'
    책|만화|음악 2008. 12. 2. 00:29

    경찰이 나오고 미스터리를 담고 있지만, 본격물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파 추리소설에 가까운 접근법으로 범인이 아닌 경찰 조직에 메스를 들이밀고 있는 이 단편집은 오히려 엄밀리 따져 코지 미스터리 범주에 해당한다. 그러나 밝고 경쾌한 일상이 아닌 피곤하고 눈치 봐야 되는 조직사회의 찌든 현실이다. 요코야마 히데오는 퍼즐이나 트릭보다 더 복잡하고 답이 없는 인간 관계에 주력한다. 악당을 쳐부수고 검거하는 정의의 편의 경찰 모습이 아닌, 똑같이 월급 받아가며 일을 처리하고 승진에 고민하는 생활인으로서의 리얼한 경찰 모습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그늘의 계절]은 웃음기가 빠진 [춤추는 대수사선]에 가깝다. [종신검시관]처럼 손에 잡힐 듯 생생한 캐릭터가 여전히 꿈틀대는.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어디 속시원히 터놓지 못하는 그들의 축처진 어깨의 무게가 읽는 내내 느껴진다. 그 짙은 휴머니즘이 미스터리를 압도하는 이상한 추리소설이다. 하긴 사람이 있으니, 범죄가 존재하는 거겠지만.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