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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빈 쿡의 '위기'
    책|만화|음악 2008. 11. 27. 19:09

    벌써 거의 30년째. 의학 스릴러로 잔뼈가 굵은 로빈 쿡은 김병만 선생이 부럽지 않을 이 분야의 달인이다. 코마, 낙태, 전염병, 장기밀매, 돌연변이, 복제 등 생명의료 분야에서 그가 다루지 않은 소재는 거의 없을 정도. 플롯팅이 기발하다거나, 문체가 인상적으로 다가올 만큼 뛰어난 건 아니지만, 확 잡아끄는 매력적인 소재와 모범적인 도입부를 다룰 줄 아는 능력 만큼은 그가 왜 인기 있는지 증명해낸다. '전담진료'라는 새로운 이슈를 들고 나타난 그의 최신작 '위기' 역시 그런 장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역시 위기가 다가온건가. 의학 소설만 썼더니 자기 약발이 떨어진 줄 모르는 건가. 병원을 벗어나 법정과 검시를 오가는 산만하고 느린 진행은 긴박했던 초반부의 메리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매너리즘에 빠진 구성 역시 쳐지고. 새삼스레 할런 코벤이나 제임스 패터슨 같은 신흥강호들에게 위기감을 느낀건지 뒤늦은 반전 깜짝쇼도 당혹스럽다. 초창기 소독약 냄새와 죽음과 삶의 극적인 경계가 모락모락 살아 꿈틀대던 그 원초적인 공포와 드라마를 담아내던 작품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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