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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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의 '300'영화|애니|TV 2007. 3. 16. 03:29
오늘 용산 아이맥스에서 '300'을 봤다. 역시나 영화는 화면 크고, 사운드 죽이는 데서 봐야 제 맛이다. 더욱이 이렇게 비주얼로 끝장내는 영화는 더더욱 더. 잭 스나이더의 전작 [새벽의 저주]를 봤을 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이 사람 확실히 아름다운(?) 고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다들 멋지게 죽이고, 죽고. 제길. 사지절단에 피가 튀기는데 고통이 느껴지지 않아. 가끔 헐리우드의 무지막지한 화면빨 영화들을 보면.. 정말 이야기는 중요치 않아.. 란 소리가 목구멍까지 넘어오다 만다. 아냐. 그래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야!! 이야기!! 이야기!!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영화 앞에서 초라해지는 정치 감각이 아쉽기만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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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의 '좋지 아니한가'영화|애니|TV 2007. 3. 2. 04:14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의 신작 [좋지 아니한가]를 지난 2월 22일 목요일 밤 9시 시사회로 관람했다. 콩가루 집안의 좌충우돌 블랙 코메디를 표방한 이 영화는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는 건 아니지만, 계속 피식거리게 만드는 묘한 재미가 있다. 딱히 상업적이라 말할 수 없어 감히 일반 관객들에게 추천하긴 힘들 거 같고, [로얄 테넨바움]이나 [녹차의 맛]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제법 볼 만할 듯. 하지만 다시 한번 내게 상업성과 작품성 사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하다. 맨 앞에서 보느라 눈 돌아가고, 허리 휘는 줄 알았다. 맨 뒤에서 서서 보는 게 더 나을텐데. 그놈의 소심함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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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에 다녀오다 3.영화|애니|TV 2007. 2. 8. 04:26
어제, 아니지 또 하루가 갔으니 그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마지막 회를 다녀왔다. 상영작은 장 피에르 멜빌의 [그림자 군단 (완전판)]. 애초에 눈이 부어서 가지말까 고민하다 완전판을 필름으로 이번에 안보면 언제 보나 싶어 무리를 해서라도 다녀왔다. 역시나. 멜빌의 영화다웠다. 영화의 성격을 완전히 오해하고 갔다고나 할까. 난 레지스탕스 얘긴 줄 모르고, 그저 범죄 갱스터를 생각하고 갔더니, 느와르 색채의 리얼리즘 다큐멘터리 전쟁 영화더만. 아무튼 리노 벤투라 아저씨는 최고였다. 영화도 최고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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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에 다녀오다.영화|애니|TV 2007. 1. 23. 23:35
서울 시네마테크에 가서 '친구들 영화제' 중 김기영 회고전의 [하녀]를 보고 왔다. 그간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하던 차에 이번만큼은 반드시 보겠노라 여기던 참이었다. 역시나 기대 이상이랄까. [하녀]는 그로테스크함과 신파, 멜로와 스릴러의 변용이 이뤄내는 오묘한 맛이었다. 지금 이만큼 자신의 색깔과 상업성을 절묘하게 짜집어내는 한국의 감독이 얼마나 될까 싶을 정도로. [이어도]와 [고려장], [육식동물]을 놓친 게 아쉽다. 천천히 만날 기회가 있으려니 그렇게 여기는 수밖에. 누구 말대로 정말 DVD가 나와야 할 감독인듯... 그게 크라이테리언이라면 더할 나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