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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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한 방종.잡담 2013. 9. 22. 16:21
온몸이 너덜너덜하다. 모처럼만에 받는 치과 신경치료도 그렇고, 며칠전 비가 많이 오던 날 거리에서 자빠져 오른쪽 무릎이 공포스러울 정도의 청보라색으로 물든 것도 그렇고, 추석 연휴부터 급성장염에 걸려 순식간에 2-3kg가 빠진 채 아무것도 못먹고 있는 탓도 크다. 아 그러고보니 추석전날 가벼운 접촉사고도 났다. 멀쩡히 신호대기 중인 차를 들이박은 에쿠스 아주머니 운전자. 뒤에서 받은 충격으로 짧은 찰라 뒷목을 부여잡았다. 속부터 겉, 아래서부터 위까지 성치않은 데가 없다. 주의하고 신경쓴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되어버린 몸, 그저 주인을 잘못 만난 죄이려니 여겨야 하나. 아끼고 잘 가꾸어도 100년이 갈까 말까 한 몸뚱아리인데, 아직 반도 쓰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이 모양이라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몸을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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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CDP를 들였다...잡담 2013. 9. 13. 01:13
들고다니던 CDP가 고장났다. 서비스센터에 가니 렌즈픽업 부분이 고장이란다. 수리비가 원래 가격보다 더 나왔다. 눈물을 머금고 중고 CDP를 알아봤다. 아무도 들고다니지 않아 원하는 매물을 찾기 힘들었다. 가격에 맞춰 물건을 고르는 수밖에 없었다. 이곳 저곳 서핑하며 고심하고 기다렸다. 평가는 분분하지만 초박형의 매끈한 자태를 자랑하던 녀석으로 골랐다. 물건은 괜찮았다. 다소 사용감은 있지만 십년이 다 된 모델치고는 생생히 잘 돌아갔다. 더 이상 이런 모델은 나오지 않는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무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명기는 그렇게 사라졌다. 초경량/초박형이란 표현도 무색해졌다. CD는 이제 집에서 가끔 듣는 것이었다. 음원을 가둬둔 틀이고 담아둔 그릇이었다. 무게나 두께 따윈 더 이상 중요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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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힘들어.잡담 2013. 2. 25. 03:10
2월초 조금 아프고 나서 부쩍 건강에 관심이 생겼다. 그렇다고 뭐 특별히 관리모드로 돌아섰다든가 케어를 받는다는 수준은 아니고, 그저 말 그대로 얄팍한 관심 한 점이 머릿속에 들어섰을 뿐이다. 어쩌면 어떤 경계나 위험을 본능적으로 감지한 건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조금 드니 예전과 다르게 어떤 매직 힐링(?) 포션을 써도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리고, 쉽게 쪘던 살도 쉽게 안 빠진다. 처음엔 ‘어 이거 뭐지?’ 삐거덕거리는 항상성에 당황스러웠는데, 덤덤하게 받아들이니 건강이란 단어가 이제야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운동도, 철야도, 그 어떠한 일도 예전과는 조금 다르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걸 몸소 배우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나이 때에 결혼을 한다던가, 애가 태어나 자연스레 생활과 습관이 크게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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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폰으로 갈아탔다.잡담 2013. 1. 9. 23:45
횟수로 3년만에 폰을 바꿨다. 자꾸 지 혼자 먹통이 되고, 액정도 깨져 질질 샌 흔적에 이노무 모토글램 오래는 못쓸 거라 어렴풋 짐작했지만, 연말 종무식 마치고 나온 친구와 커피 한잔 하다 흘러나온 권유에 흔쾌히 바꿀 줄은 내 자신도 몰랐다. 지름신이 강림해 며칠 밤낮 끙끙 앓다 결정하거나, 뽐뿌나 폰싸에서 죽돌이로 머물며 조건 다 찾아보고 선택할 줄 알았는데, 그래서 그 짓 또 언제하나 아찔함과 푸념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는데, 로또추첨만큼 짧은 시간에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조만간에 위약금3가 시행되고, 통신사마다 영업정지 들어가면 버스폰 찾기 힘들 거란 주위 넷심(Net心)에 귀를 기울였던 탓이 크다. 거성 사건도 있고, 지난 갤3 대란을 아깝게 흘려보낸 자책과 후회가 결합된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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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위태위태한 신년 정초의 기분.잡담 2013. 1. 8. 23:36
새해가 시작되고 매서운 추위가 잠잠해지지 않은 지난 며칠간 뒷골이 묘하게 묵직하고 땡겼다. 흔히들 숨골이라 부르는 그 부위가 뒤로 젖힐 때마다 뻑적지근한 게 아 이거 보통일이 아니구나 싶은 공포감이 새해 복 많이 받기도 급급한 와중에 슬금슬금 도래한 것이다. 가뜩이나 고지혈 증세를 보이는 끈적끈적한 피의 소유자인지라 더럭 겁이 나 인터넷을 뒤적거려 보니 풍이라 불리우는 뇌졸중 전조증상에도 이런 징후가 딱! 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설마 이 나이에 이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훅 쓰러져 골로 가버리는 건 아닐까 싶어 어디 나가지도 않고 자고 싶은 대로 퍼질러 잤더니 수면이 늘어나는 것 역시 뇌졸중 전조 증상에 딱! 하니 있었다. 그럼 어쩌지. 그럼에도 병원 MRI는 조금 많이 부담스러워 일단 베개부터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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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잡담 2012. 12. 31. 23:56
이맘때면 항상 드는 생각. 아직까진 괜찮아. 그래도 내년엔 뭔가 달라지겠지. 막연한 기대인지 지나친 안일주의인지 비겁한 낙관론인지 모르겠지만 이 조그마한 희망이 아직은 시큼한 후회보다 미련한 꿈을 꾸게 만드는 것 같다. 인생은 반전, 미래는 복권, 내일은 축복. 비록 가진 것, 이룬 것 하나 없어도 온갖 꿀 발린 감언이설로 자신을 위로하는 매해 마지막 날이 좋다. 누군가 내 편이 되고, 무언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욕망이 살아 숨 쉬는 센티한 하루. 위로와 꿈의 연말정산인 셈이다. 지금은 차거운 서해지만 언젠가 따뜻한 남태평양에서 이국적인 바다를 바라보며 새해를 맞이하게 되길. 기약 없는 꿈이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쇼생크 탈출의 앤디처럼 바라고 또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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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잡담 2012. 12. 25. 13:25
자고 일어나니 초딩때도 제대로 몇 번 받지 못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산타클로스 할아범이 뾰로롱~ 두고 가셨다. 세계 멸망에 대비해 영세 받고 성당을 다니기 시작했던 게 퍽이나 기특했나 보다. 믿거나 말거나. 선물은 로모그래피에서 작년 이맘때 출시해 꽤나 높은 화제를 누렸지만, 금새 잠잠해진 로모 키노란 녀석이었다. 사실 그간 로모 카메라에 끊임없이 눈독을 들이긴 했지만, 필름 구매와 현상이라는 지불요소와 귀찮음이란 두 가지 악재(?)로 인해 고려 대상에서 밀려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나처럼 가난하고 게으른 녀석에겐 어울리지 않아' 위로하며 넘어가곤 했다. 근데 막상 손 안에 들어오니... 역시나 필름 살 돈이 없고 또 커플들이 환호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라 강추위라 나가기가 귀찮다. 훗. 나란 남자 그런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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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잡담 2012. 12. 19. 04:35
결전의 날이 밝는다. 지난 대선들 못지 않게 이번 레이스 역시 온갖 드라마가 속출했고, 각종 개드립 향연에, 이변의 연속이었다. 웬만한 막장 연속극과 블럭버스터 영화들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흥미진진하고 결말을 알 수 없는 혼돈의 전개가 펼쳐졌다. 그만큼 치열했고, 그만큼 저열했다. 맞수가 없던 새누리당 경선과 맥빠진 결말을 선사한 야권단일화는 각각 다른 의미에서 실망과 아쉬움을 주었고, 여론조작의 국정원녀와 이정희의 막판 사퇴는 그 정점을 찍었다. 군소후보들은 내 눈을 바라봐 롸잇 나우! 허경영이나 불심으로 대동단결! 김길수의 아성을 넘지못했다. 그러나 어쩌겠나. Life goes on. 남은 건 유권자들의 투표뿐이다. 유난히 매서운 강추위를 뚫고 몇 시간 뒤 18대 대통령이 발표된다. 누가 되던 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