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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주의 '불신지옥'
    영화|애니|TV 2009. 8. 25. 23:54
     
    강렬하진 않지만 은은한 공포, 놀라지는 않지만 스리슬쩍 소름 돋는 끈쩍함은 말초적이고 잔인한 요즘 호러와 살짝쿵 거리를 둔다. 맹목적인 믿음에 대한 슬픈 우화인 이 영화는 특정 종교나 무속신앙을 지칭하며 불편함을 강조하기보단 소극적인 방식으로 광신에 대한 현대인의 자가당착을 표출하고 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조금 더 종교적이고, 더 센세이셔널하게 막나가는 불경함을 기대했건만, 감독은 [소름]이나 [거미숲], [로즈메리의 아기] 식의 근원적인 두려움을 원했던 것 같다. 가족이라는 거대 담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조그마한 비판이자 성찰기로 봐도 좋을 듯.
     
    문제는 호러로 포장된 이 서스펜스 추리극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지점의 공포는 과연 어느 정도냐는 것이다. 감정적인 동화와 이해없이 말초적인 자극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정신적, 시청각적 고어 지수에 비해 한없이 교과서적으로 풀어낸 터라, 초짜 감독의 배짱없는 성실함이 다소 안타깝다. 좋은 완성도에도 시원치 않은 흥행 성적도 이를 반영하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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