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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랑경의 '이경규의 복불복 쇼'
    영화|애니|TV 2009. 9. 17. 23:44

    내 이리도 잔혹한 사람이었던가. 요새 그 어떤 프로보다 열광해 마지않는 케이블의 '복불복쇼'는 가학성의 극치를 달린다. 말 그대로 지식도, 상식도 필요치 않은 자극적인 볼거리와 고성, 비명, 구토와 운이 교차하는 막장 시츄에이션은 리얼이고 나발이고 오로지 순도 99 프로의 재미만에 집착한다. 게임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정하고 벌칙으로 엽기적이고 황당무계한 보양식들을 먹이는 이 단순무식한 쇼는 불편하고 잔인하지만, 동시에 묘한 카타르시스와 원초적인 파워 게임의 묘미를 안긴다.
     
    MC 독단의 카리스마가 작열하고, 그 밑으로 비리와 아부가 난무하며, 뻔뻔스럽고도 이기적인 욕망을 숨기지 않는 이 서바이벌의 경연장은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사람들의 치부를 여지없이 뭉게놓는다. 못 생겼던 잘 생겼던, 똑똑하건 못났건, 호스트나 게스트나 관계없이 '걸리면 끝장'인 인생의 명쾌한 진리를 단숨에 드러내는 통쾌함은 역대 TV 사상 최강이다. 발효 두부와 수르스트뢰밍, 각종 동물들의 장기들을 먹어치우는 인간의 놀라운 식욕과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식문화에 대한 경이는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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