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홀릭
-
알콜홀릭.음식|스포츠 2007. 12. 5. 03:53
예전만큼 술을 못 즐긴다는 건 슬픈 일이다. 바커스에 이를 정도로 마셔대던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 술자리만의 요란뻑쩍지근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로선 정말 안타깝다. 언제 이 잔을 비워야 하나. 얼마나 더 마셔야 할까. 다시 몸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같이 마시는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기에, 이제 그 자리가 낯설고 불안하다. 예전처럼 달려보고도 싶지만, 한번 사는 인생 죽으려면 뭔 짓을 못하냐란 충고에 한없이 겸허해지고 만다. 그냥 집에서 영화 보며 간단하게 맥주 두어캔 비우는 정도, 바에서 맛나는 칵테일 몇 잔 마시는 정도, 아니면 와인 1잔에 치즈와 비스켓 뜯는 정도에 만족해야 한다. 내게 음주 생활은 이제 유치원생의 세발 자전거 타기만큼이나 얌전해진 셈이다. 주량의 정확한 정의는 뭘까. 제정신으로 ..
-
지인.잡담 2007. 6. 9. 16:39
내 주변의 지인들은 거의 대부분, 모스트 오브 올 술을 좋아한다. 아니 술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청년 문화를 겪은 세대다. 고민이 있어도 술, 즐거워도 술, 괴로워도 술, 오랜만에 술, 취직해서 술, 결혼해서 술, 누가 죽어도 술, 태어나도 술. 내면 속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위해선 술을 필요로 한다. 술이 없는 만남은 있을 수 없고, 술이 없이는 마음 깊이 담아둔 얘기가 나오지 않는다. 술 친구를 얼마나 아느냐? 얼마나 만나느냐?에 따라 내 미래가 달라지고, 인간 관계가 개선되고 못되고 판단난다. 전 국민의 알콜홀릭화 현상이다. 대한민국은 지인(知人)이 아니라 주인(酒人)의 관계가 지배한다.
-
한 잔의 술.음식|스포츠 2007. 4. 20. 23:58
우습다. 술이 먹기 싫을 땐 그렇게 술 약속이 많더니, 술이 먹고 싶을 땐 마시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맥주 한 캔의 여유조차 허락되지 못하는 요즘, 딱 저 도쿠리 1병 정도의 따끈한 정종이 마시고 싶다. 노릇노릇 구어진 여러가지 꼬치 구이와 함께 말이다. 미지근한 알콜향이 목구멍 깊숙이 내려가는 느낌. 그 풍취의 일부가 코끝에 올라와 퍼질 때의 전율. 달콤하고 짭짤한 소스에 녹아든 구이의 참 맛이 어울어지는 즐거움을 갖구 싶다. 한 잔의 술이 필요한 T.G.I. 프라이데이(Thanks God It's Friday)다.
-
호가든.음식|스포츠 2007. 2. 15. 17:43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벨기에産 맥주 호가든(Hoegaarden). 기분이 산뜻할 때 가볍게 마셔주면 파워 업!! 된다고나 할까. 강하고 비린 맥아의 맛보단 부드럽고 상쾌한 느낌을 원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맥주다. 그런 이유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듯 싶은데... 뒷맛에서 느껴지는 오렌지 향도 깔끔하고, 거품도 부드럽고 맛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욱이 이 맥주는 효모 발효의 느낌을 살려주기 위해 육각 글래스에 반쯤 따르고, 나머지 병에 든 걸 흔들었다가 다시 따라 마셔야 제 맛이라는 거!! 일도 안 풀리고, 꿀꿀한 기분 탓에 어제 조금 마셨는데... 그대로 자버리고 말았다. 아하. 데드라인이 내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