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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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을 바꾸다.잡담 2015. 1. 19. 04:41
연초, 핸드폰을 바꿨다. 2년 약정이 끝나기가 무섭게 갈아탔다. 단통법 시행으로 향후 몇 년간 못 바꿀 거라 쓰고 있던 베가 R3 아끼고 또 아껴서 잘 쓰자 다짐했던 게 우습게도 LG G2로 넘어갔다. 물론 나온지 15개월이 넘어선 녀석이라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다. 아이폰 6니, 플러스니, 곡면 글래스의 엣지니, 신 제품은 내게 꿈이요 허울에 불과하다는 걸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구형이지만 새 제품인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무언가 환경이 변한다는 건 좋은 거니까 정체된 내 삶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겠지 싶었다. LG폰은 삼성과 팬택(스카이 포함), 모토롤라로 점철된 지난 내 18년간의 핸드폰 라이프 중에 처음 써보는 듯. 그래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은 뭐 거기서 거기다 보니까 금방 적응완료. 이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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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폰으로 갈아탔다.잡담 2013. 1. 9. 23:45
횟수로 3년만에 폰을 바꿨다. 자꾸 지 혼자 먹통이 되고, 액정도 깨져 질질 샌 흔적에 이노무 모토글램 오래는 못쓸 거라 어렴풋 짐작했지만, 연말 종무식 마치고 나온 친구와 커피 한잔 하다 흘러나온 권유에 흔쾌히 바꿀 줄은 내 자신도 몰랐다. 지름신이 강림해 며칠 밤낮 끙끙 앓다 결정하거나, 뽐뿌나 폰싸에서 죽돌이로 머물며 조건 다 찾아보고 선택할 줄 알았는데, 그래서 그 짓 또 언제하나 아찔함과 푸념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는데, 로또추첨만큼 짧은 시간에 조금은 허탈하기도 했다. 조만간에 위약금3가 시행되고, 통신사마다 영업정지 들어가면 버스폰 찾기 힘들 거란 주위 넷심(Net心)에 귀를 기울였던 탓이 크다. 거성 사건도 있고, 지난 갤3 대란을 아깝게 흘려보낸 자책과 후회가 결합된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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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의 '핸드폰'영화|애니|TV 2009. 2. 23. 01:37
제목이 비슷하다고 [셀룰러]나 [커넥트]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심지어 [폰부스]나 [파이어월] 같지도 않다. 통신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날렵하고 스피디한 스릴러를 예측했다면 '핸드폰'은 그 기대를 철저히 반한다. 핸드폰은 물질 만능화 시대 기계에 의존하는 현대인의 비참한 초상만을 상징할 뿐, 영화는 그걸 가진 현대인의 성격파탄적인 이상 심리에 더 집착하려 한다. 정형화된 한국 사회가 갖는 시스템 속에서 무너지는 두 부류 인간형에 대한 3종 접근이랄까. 따라 영화는 오락물로서 찰지지 못하고 다소 엉성한 구조와 산만함을 드러낸다.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B급 정서와 참신한 시각들을 보였던 김한민 감독은 두 번째 작품에서 욕심을 부렸다. 단촐한 장르물로만 제대로 풀었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기본 이상의 점수를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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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핸드폰 망상 세가지.잡담 2008. 5. 29. 23:24
1. 어느날 오른쪽 넓적다리 근육이 이상하다. 뻐끈한 게 다리도 무겁고 해서 병원에 찾아갔더니 의사 내게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한다. '종양입니다. 핸드폰 전자기파로 인해 세포 조직이 괴사하고 있네요.' 으아아아. 맨날 핸드폰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더니 이런 무서운 결과가! 2. 거리를 걷고 있는데 사람들이 날 보고 쑥덕거린다. 뭔일이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걷고 있는데, 문득 오른쪽 넓적다리가 뜨겁다. 내려다 봤더니 김이 모락모락, 이내 불이 확 붙는 게 아닌가. 설마 자연연소? 아니다. 불량 배터리로 인한 폭발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으아아아. 맨날 핸드폰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녔더니 이런 무서운 일이! 3. 지하철에서 깜빡 졸다 오른쪽 넓적다리에 기척을 느꼈다. 옳거니. 핸드폰 진동이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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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데이.잡담 2008. 3. 26. 19:07
어느 날은 한없이 조용하기만 한 녀석이 어느 날은 쉴새없이 울려댄다. 통화가 끝나면 바로 이어지는 통화. 혹은 통화중 대기를 이용할 때도 있다. 그런 날을 난 전화 데이라 부른다. 만남과 호출에도 일종의 붐이 있나보다. 약속은 겹쳐지고, 스케줄은 간만에 연예인 행사급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그 붐이 지나가면 녀석은 다시 평소의 알람시계로 돌아온다. 전화 데이는 한낱 일장춘몽. 나도 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거. 그러나 다시 돌아올 전화 데이를 꿈꾸며 벙어리가 되는 녀석도 그걸 알까. 단순한 머피의 법칙일뿐이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