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런 코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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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런 코벤의 '결백'책|만화|음악 2010. 9. 9. 23:45
전과를 저지른 남자가 새출발을 마음 먹고 여자랑 결혼한다. 근데 이 여자 수상하다. 누가 할런 코벤 소설이 아니랄까봐 벌써 도입부부터 사람을 잡아끄는 설정이 눈에 띈다. 뒤통수 치는 반전? 당연히 있다. 심플한 설정과 달리 비비 꼬아놓은 구조는? 물론. 그게 없으면 이 두께의 코벤 소설이 나올 수 없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의 기차놀이는 여전하고, 떡밥 던지는 솜씨는 제프리 디버 못지 않다. 근데 슬슬 그의 패턴이 익숙하다. 공식도 빤히 드러나는 것 같고. 해피엔딩은 즐겁게 책을 덮을 수 있게 하지만 휘발성이다. 그 즉시 전작이었던 [영원히 사라지다]와 내용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근데도 붙잡으면 끊임없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결말 뻔히 알고 보는 통속적인 할리우드 비짜 스릴러 영화들처럼. 예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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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런 코벤의 '페이드 어웨이'책|만화|음악 2010. 8. 25. 23:13
농구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살짝 움직이면서 거리를 측정하고 점프와 함께 상체를 뒤로 젖혀 쏘는 페이드 어웨이 슛은 꽤나 고난이도의 기술과 체력을 요한다. 일단 체공시간이 길어야 하며, 슛블록을 피해 상체가 젖혀지는 만큼 폼도 무너지기 쉽고, 본인이 리바운드에 참여하기 더디기에 무엇보다 정확해야 하기에. 허나 적중률만 높다면 수비를 완벽히 제칠 수 있는 장점 덕에 막기 어렵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단의 주특기가 바로 이것이었다. 농구장에선 비록 부상 때문에 한물 간 퇴물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추리 영역에 들어서선 파트너 윈과 함께 효과적인 픽앤롤 플레이로 페이드 어웨이를 구사하는 마이크 볼리타 시리즈 3탄의 제목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일개 농구선수의 실종으로 시작된 간단한 사건은 전혀 연관없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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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런 코벤의 '영원히 사라지다'책|만화|음악 2008. 8. 5. 23:04
11년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죽었다. 그리고 지금 사랑하는 여자가 사라진다. 반전에 반전. 그 묘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구조의 미학이 총동원되어야 한다. 캐릭터와 플롯의 정교한 교차 설계만이 뒤집어졌을 때 쾌감을 더한다. 반전은 독자가 아닌 작가가 호흡을 쥐고 가는 게임이기에 노련한 기교와 숙달된 미스디렉션이 필요하다. 미국 3대 미스터리상을 모두 석권한 할런 코벤은 이에 능한 작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이어 터지는 물음표들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엔딩을 미리 들쳐보게 만들 만큼 강력하다. 복선과 암시를 미리 깔아놓고 뒤에 이를 활용하는 솜씨도 제법이고, 가장 마지막장 에필로그까지 숨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경제성 또한 훌룡하다. 다만 너무 꼬아놨다. 설명적인 부분도 많고. 시원스레 뚫리기엔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