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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런 코벤의 '영원히 사라지다'
    책|만화|음악 2008. 8. 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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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년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죽었다. 그리고 지금 사랑하는 여자가 사라진다.
     
    반전에 반전. 그 묘미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구조의 미학이 총동원되어야 한다. 캐릭터와 플롯의 정교한 교차 설계만이 뒤집어졌을 때 쾌감을 더한다. 반전은 독자가 아닌 작가가 호흡을 쥐고 가는 게임이기에 노련한 기교와 숙달된 미스디렉션이 필요하다. 미국 3대 미스터리상을 모두 석권한 할런 코벤은 이에 능한 작가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이어 터지는 물음표들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엔딩을 미리 들쳐보게 만들 만큼 강력하다. 복선과 암시를 미리 깔아놓고 뒤에 이를 활용하는 솜씨도 제법이고, 가장 마지막장 에필로그까지 숨놓을 수 없게 만드는 경제성 또한 훌룡하다.
     
    다만 너무 꼬아놨다. 설명적인 부분도 많고. 시원스레 뚫리기엔 주인공의 능력이 모자라 답답하다. 끝까지 스릴과 미스터리를 던져주겠다는 코벤의 의도는 알겠지만, 맛깔스런 서스펜스라기보단 쥐어짜내 기다림에서 오는 긴장일뿐이다. 너무 많은 이야기와 중첩된 과거의 경제적이지 못한 활용은 과도한 궁금증을 그때 그때 해결 못해 결말에서 과부하가 걸리고 만다. 반전을 위한 반전인지. 뛰어난 낚시꾼인지. 그럼에도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 사건을 통해 두꺼운 부피감을 단숨에 줄일 수 있게 만드는 그의 실력만큼은 인정해야 겠다. 그거 참 자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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