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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런 코벤의 '페이드 어웨이'
    책|만화|음악 2010. 8. 25. 23:13

    농구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살짝 움직이면서 거리를 측정하고 점프와 함께 상체를 뒤로 젖혀 쏘는 페이드 어웨이 슛은 꽤나 고난이도의 기술과 체력을 요한다. 일단 체공시간이 길어야 하며, 슛블록을 피해 상체가 젖혀지는 만큼 폼도 무너지기 쉽고, 본인이 리바운드에 참여하기 더디기에 무엇보다 정확해야 하기에. 허나 적중률만 높다면 수비를 완벽히 제칠 수 있는 장점 덕에 막기 어렵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단의 주특기가 바로 이것이었다. 농구장에선 비록 부상 때문에 한물 간 퇴물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추리 영역에 들어서선 파트너 윈과 함께 효과적인 픽앤롤 플레이로 페이드 어웨이를 구사하는 마이크 볼리타 시리즈 3탄의 제목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일개 농구선수의 실종으로 시작된 간단한 사건은 전혀 연관없어 보일 법한 여러 개의 부수적이고도 난잡한 일들을 거쳐 하나의 결말을 향해 모아진다. 다소 필요없어 보이는 곁다리 플롯들이 스피디하게 나아가는 재미를 방해하지만, 반전과 스릴러적인 요소를 배재한 채 하드보일드 추리물의 얼개를 지켜나가는 심지가 꽤나 볼만하다. 주인공의 개인사와 얽혀 마무리되는 결말부의 씁쓸한 뒷맛도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우연히 만난 맛 좋은 커피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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