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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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산을 향하다.잡담 2009. 7. 26. 23:38
어제의 술기운도 다 떨쳐내지 못한 채, 소요산을 향했다. 의정부를 지나 동두천을 지나 한참을 더 가야 나오는 1호선의 진정한 종착역.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얼마나 많은 체력이 소요될지 알지 못한 채 떠난 길. 그저 막연한 일상타파의 기운만이 물씬 풍기는 하루 코스의 간단한 여행이었다. 한참을 오르며 쉽게 지치는, 금새 방전되는, 마구 소요되는 저질 체력을 한탄하다. 그나마 숲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가 알콜기를 마구 정화시켜주더라. 문제는 내려와서 다시 술을 보충했다는 거. 10여년만에 이틀 연짱으로 마시고 사망하시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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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탈출 증명사진.잡담 2008. 3. 22. 22:05
쳇바퀴 도는 반복된 삶, 붕어빵 마냥 똑같은 하루에 지쳐 지하철에 올라탔다. 전혀 듣도 보지도 못하고 연유도 없는 아무 역에 내려 훌쩍 그 동네를 돌다오는 게 무료한 일상탈출법이라 판단했기에. 누구는 무료 티켓 받아 돌아다니는 노인네 같은 발상이라 비웃었지만, 그들과 경제적 사정이 비슷하면 비슷했지 못하지 않은 내겐 최선의 여행책이었다. 그래서 택한 게 중앙선의 종착지인 팔당역. 오이도나 천안, 소요산에 비하면 짧은 거리, 절대 많지 않은 인원, 이름도 분위기도 시골 오지틱한 게 효과만점일 듯 했다. 정말 그랬다. 내리고보니 주위에 당장 쌩쌩 달리는 차들과 도로 말곤 아무 것도 없었다. 버스 타고 돌아다니긴 귀찮고 해서 인터넷동냥으로 얻은 얄팍한 지식을 동원해 아줌마 아저씨들이 자주 다닌다는 예봉산 등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