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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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의 '우묵배미의 사랑'영화|애니|TV 2009. 12. 15. 23:55
박영한의 입담도 입담이지만 이를 기가 막히게 영상 언어로 표출해낸 장선우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초기의 그는 돈키호테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놀라운 천재성을 입증해보였다. 구질구질하면서도 희극적인 상황의 아이러니와 관조하듯 꿈을 꾸듯 사회를 진단하는 시선의 생생함은 효과적이고 디테일한 미장센과 만나 속이 꽉찬 작품을 만들어 냈다. 걸진 대사와 섹스, 억척스런 폭력과 달리 화면 안 장선우의 연출은 사랑스런 여인을 보듬듯 부드럽고 섬세하다. 그들의 손짓과 몸짓에 욕망과 낭만이 꿈틀대고, 가난 속의 소주와 미싱엔 찌든 때와 같은 삶의 애환과 피로가 묻어난다. [우묵배미의 사랑]은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불륜 이야기며, 지긋지긋하지만 그래도 견뎌낸 여자들의 이야기고, 식으믄 그뿐인... 러브 스토리다. 100억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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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우의 '성공시대'영화|애니|TV 2007. 10. 17. 05:19
대단하다. 그 말밖엔 안나온다. 20년전 영화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발상과 실험적인 연출력을 보여준다. 장선우의 실질적인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그의 천재성을 만천하에 똑똑히 입증해 보인다. 화질이 구리고, 표현방식 또한 지금보면 촌스럽지만, 이 영화가 가진 생명력까지 빛을 잃는 건 아니다. 성공을 쫓는 인간의 야망과 처세, 그리고 전쟁과도 같은 기업 생리를 풍자적으로 묘사해낸 솜씨는 지금도 유효하다. 시대를 담아낸 영화이자 시대를 예측한 고전인 셈이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그는 5년간 걸작들을 쏟아냈다. 젊은 안성기의 날이 선 모습은 마치 양조위를 보는 듯 하고, 이혜영 역시 지금의 대찬 느낌보단 풋풋한 매력이 있다. 그 외 정성모, 여균동, 나한일, 김나운, 정부미, 김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