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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선우의 '우묵배미의 사랑'
    영화|애니|TV 2009. 12. 15. 23:55

    박영한의 입담도 입담이지만 이를 기가 막히게 영상 언어로 표출해낸 장선우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초기의 그는 돈키호테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놀라운 천재성을 입증해보였다. 구질구질하면서도 희극적인 상황의 아이러니와 관조하듯 꿈을 꾸듯 사회를 진단하는 시선의 생생함은 효과적이고 디테일한 미장센과 만나 속이 꽉찬 작품을 만들어 냈다. 걸진 대사와 섹스, 억척스런 폭력과 달리 화면 안 장선우의 연출은 사랑스런 여인을 보듬듯 부드럽고 섬세하다. 그들의 손짓과 몸짓에 욕망과 낭만이 꿈틀대고, 가난 속의 소주와 미싱엔 찌든 때와 같은 삶의 애환과 피로가 묻어난다. [우묵배미의 사랑]은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불륜 이야기며, 지긋지긋하지만 그래도 견뎌낸 여자들의 이야기고, 식으믄 그뿐인... 러브 스토리다.
     
    100억짜리 성냥불(!)로 한방에 가버린 그가 실은 얼마나 좋은 감독이었나 두고두고 찬탄하는 동시에 안타까움이 들던 상영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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