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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선우의 '성공시대'
    영화|애니|TV 2007. 10. 17.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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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하다. 그 말밖엔 안나온다. 20년전 영화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발상과 실험적인 연출력을 보여준다. 장선우의 실질적인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그의 천재성을 만천하에 똑똑히 입증해 보인다. 화질이 구리고, 표현방식 또한 지금보면 촌스럽지만, 이 영화가 가진 생명력까지 빛을 잃는 건 아니다. 성공을 쫓는 인간의 야망과 처세, 그리고 전쟁과도 같은 기업 생리를 풍자적으로 묘사해낸 솜씨는 지금도 유효하다. 시대를 담아낸 영화이자 시대를 예측한 고전인 셈이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그는 5년간 걸작들을 쏟아냈다.
     
    젊은 안성기의 날이 선 모습은 마치 양조위를 보는 듯 하고, 이혜영 역시 지금의 대찬 느낌보단 풋풋한 매력이 있다. 그 외 정성모, 여균동, 나한일, 김나운, 정부미, 김의성이 조단역으로 등장하니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심히 보면 이춘연 사장과 장선우 감독 자신도 직접 모습을 드러낸다. 이 영화가 더욱 상징적인 건, 지금 장선우 감독 자신의 얘기와 겹쳐지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반 최고의 주가를 날리던 그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이후 아직까지도 회복불능 상태에 빠져 있으니... 장선우 감독 자신이 성공시대의 롤모델이 된 셈이다. 그가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대로 묻혀버린 김판촉과는 다르게 장선우 감독에겐 다시 한번의 기회가 도래했으면 싶다. 초심의 그 느낌만 다시 찾는다면. 그는 정말 천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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