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빈
-
이정범의 '아저씨'영화|애니|TV 2010. 8. 26. 23:30
뒤늦게 400만 신화에 합류했다. 남들 다 본 거 유행에 뒤쳐지는 것도 그렇고, 복수담이나 자경단류의 영화들도 좋아하는 편이고 해서. [열혈남아]때도 그랬지만 이정범 감독은 별다른 잔재주없이 우직하니 앞을 향해 걸어간다. 목표물을 설정하고 제거해 나가는 원빈의 고독한 뒷모습처럼. 그리고 그건 기성품스럽지만 꽤나 볼만하다. 스타일리쉬하진 않지만 원빈이 슈트입고 총쏘고 칼질하는 건 그 자체가 光빨 비주얼이니 관객들은 좋아라 할테고, 레옹의 그림자를 뒤집어쓴 내러티브의 후까시 역시 잘 먹히는 거니까. 문제는 감정이다. 김새론과 원빈과의 화학 작용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또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거.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원빈은 오로지 처단과 응징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
봉준호의 '마더'영화|애니|TV 2009. 6. 17. 00:42
[마더]는 봉준호 월드의 복습서다. 총정리 요약본이고. [플란다스의 개]에서 보여줬던 사회 부조리와 개인의 욕망, [살인의 추억]식 농촌 스릴러, [괴물]의 찌질한 가족사까지 한데 어우러뜨려 자기복제하고, 확장하며, 썩어문드러진 대한민국의 관습과 사회를 조소해댄다. 상징과 은유는 늘어났고, 암울함은 짙어졌으며, 웃음은 쓰디쓰다. 강렬한 카타르시스와 모성을 부각시키는 장르적 특성 대신 그 이면에 담긴 회한과 두려움을 품게 만드는 감성, 모호한 섹슈얼리티를 건드려 다층적인 해석과 알고 싶지만 막상 알면 다치는 불편한 진실을 주섬주섬 펼쳐 놓는다. 세상 천하무적이라 믿었던 '마더'라는 이름으로도 어찌 해결할 수 없는 우리네 지독한 현실과 맞닿은 찹찹함만큼. 차기작은 [설국열차]로 예정돼있지만, 그 전에 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