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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범의 '아저씨'
    영화|애니|TV 2010. 8. 26. 23:30

    뒤늦게 400만 신화에 합류했다. 남들 다 본 거 유행에 뒤쳐지는 것도 그렇고, 복수담이나 자경단류의 영화들도 좋아하는 편이고 해서. [열혈남아]때도 그랬지만 이정범 감독은 별다른 잔재주없이 우직하니 앞을 향해 걸어간다. 목표물을 설정하고 제거해 나가는 원빈의 고독한 뒷모습처럼. 그리고 그건 기성품스럽지만 꽤나 볼만하다. 스타일리쉬하진 않지만 원빈이 슈트입고 총쏘고 칼질하는 건 그 자체가 光빨 비주얼이니 관객들은 좋아라 할테고, 레옹의 그림자를 뒤집어쓴 내러티브의 후까시 역시 잘 먹히는 거니까. 문제는 감정이다.
     
    김새론과 원빈과의 화학 작용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또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거.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그의 말처럼 원빈은 오로지 처단과 응징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하다. 어쩌면 과거의 지키지 못한 아내에 대한 속죄 심리로만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자기 폼에 경도돼 움직이는 나르시즘과 현실감이 무뎌진 니힐리즘의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불균질함이 감정적인 불친절을 낳은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원빈은 이 영화의 양날의 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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