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
김진환 제과점.음식|스포츠 2011. 4. 13. 05:22
자고 일어나니 갓 나온 식빵 하나가 식탁 위에 놓여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일어나 아직 온기도 채 가시지 않은, 사지멀쩡의 자르지 않은 통식빵 하나가! 고소한 냄새와 말랑말랑한 감촉이 오감을 자극해 입안의 침샘을 마구마구 들쑤시는 이 녀석의 정체는 오로지 식빵만 만들어 조금씩 소문이 난 김진환 제과점표 식빵! 손을 잡고 쫘악 뜯는 순간 뽀연 속살이 드러나며 떡처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이 통식빵만의 매력은 개시한 자리에서 순식간에 다 뜯어 먹는데 있다. 잼이 있으면 알맞게 뜯은 빵에 얹어 쌈싸먹듯 먹어도 되고, 설탕에 찍어 그 단 알갱이 하나하나를 오롯이 음미하며 먹어도 된다. 뭐 그냥 순혈주의라면 그저 빵만 뜯어먹어도 그 특유의 감칠맛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이건 마약 식빵이 분명해. 세상의 모든, ..
-
올레! 엘리스 파이.음식|스포츠 2010. 9. 24. 23:59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빵 안에 달고 상큼한 사과가 가득 씹히며 입 안에서 시나몬 향과 함께 환상스럽게 조화되는 이 맛을 어찌 표현해야 될까. 마치 용이 승천하며 여의주 대신 물고 있던 뉴턴의 만유인력 사과가 인류를 위해 각성, 데메테르에게 인사를 고하고 지상으로 내려와 눈물을 흘리니, 그 정수를 모아 마법사 멀린이 아더왕에게 받치고, 이에 힘을 얻어 엑스카리버를 뽑았을 때 느꼈던 희열과 환희의 맛이랄까. 아무튼 내 미각은 외친다. 왓 어 원더풀 월드라고! 여의도에 가면 맛난 디저트 빵집 엘리스 파이가 있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홍대 까페거리의 가게들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소박하고 여느 보통의 동네 빵집같은 외향이지만, 착한 가격과 산수유 회장님이 고민하듯이 어떻게 말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때릴 수밖에 없게..
-
야식으로 빵을 먹다.음식|스포츠 2008. 2. 1. 16:52
한동안 멀리했던 야식이 땡긴다. (아니 간식이랄까) 다행히도 라면에 신김치는 아니다. 과자에 콜라도 아니고. 그냥 빵이다. 빵집에서 파는 단팥빵이나 소보로빵이 아닌 슈퍼에서 파는 국진빵, 핑클빵 같은. 감기로 앓아누워 있을 때 식욕이 없어 하나 골라 집었던 게 이젠 습관이 되었다. 묘하게 끌린다. 종류 별로 하나씩 골라 먹는 재미도 삼삼하고. 오늘은 바나나 빵을 먹을까, 딸기 케잌을 드실까, 초코 파운드를 고를까 고민도 한다. 심지어 스티커도 모으고 있다. 이런 제길슨. 매일밤 하나씩 먹지 않으면 배고픔에 잠 못 이룬다. 악습관이 들었다. 먹던 빵이 날 보고 비웃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