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리 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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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바디 오브 라이즈'영화|애니|TV 2008. 10. 23. 23:38
거짓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진실은 보이지 않는다. 아군과 적군의 구분도 무의미해지고, 사느냐 죽느냐 오로지 그것만이 중요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바디 오브 라이즈'는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현대 전장에서 펼쳐지는 그 찰라의 무서움과 긴장감을 담담하고 냉철하게 조감한다. 숙달된 연기 조교 두 명과 늙었지만 아직 노병이라 말할 수 없는 현역 감독, 그리고 완벽한 스탭들이 뭉쳐서. 어느 때보다 작전과 전술이 중요한 시기, 이익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붙고 찢어지는 유동성이 심한 정보화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사실'이 우리가 알고 믿고 있는 '사실'과 같은지 영화는 짙은 의구심과 회의감을 던진다. 규모의 미학을 자랑하는 할리우드답게 임장감 넘치는 사운드와 거기 있는 듯한 극사실적인 비주얼을 선사하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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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아메리칸 갱스터'영화|애니|TV 2008. 1. 1. 23:53
[아메리칸 갱스터]는 70년대판 '히트'다. 거울 반대편에 마주 선 남성들의 비지니스 얘기를 본질로, 70년대식 [대부]나 [프렌치 커넥션]같은 양념 맛을 뿌린 충실한 할리우드 장르영화다. 동시에 다큐멘터리 같은 생생함과 역동적인 디테일도 품고 있다. 선과 악의 경계는 모호하고, 삶의 방식과 본질에 대해 되묻는다. 누가 옳고 나쁜지가 아닌 누가 승자고 패자인지. 느리고 묵직한 전개에 대비되는 인물들을 촘촘히 박아 넣어 미국 현대사의 이면에 감춰진 거대한 범죄 사건을 충실히 재현해낸다. '아메리칸 갱스터'라는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제목이 아깝지 않게. 화끈하고 감각적인 맛은 없지만, 노련한 대가들의 숙달된 내공과 역량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그런 면에선 데이빗 핀처의 [조디악]이 떠오르기도 한다. 고전 장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