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저메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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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메키스의 '크리스마스 캐롤'영화|애니|TV 2009. 12. 2. 05:01
스크루지 이야기가 이렇게 어둡고 무서웠었나. 해피엔딩의 깔끔한 동화라고 막역히 생각하던 기억을 더듬어 간신히 동화 속의 배경을 떠올려보니, 산업혁명이라는 격변기 아래 매캐하게 뒤덮힌 매연과 찌든 공업화에 팍팍하게 매말라 가는 도시의 삶, 그리고 점점 더 벌어지는 빈부격차 등이 음울한 시대상을 암시하기도 했던 것 같다. 대외적으로 부강한 빅토리아 왕조의 풍족한 이면엔 썩을대로 썩어 문드러진 천민의 비루한 삶이 숨어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렬했던 건 인간미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던 스크루지의 비정한 욕심과 아무도 없는 썰렁한 대저택의 암흑에서 차례대로 나온 유령 체험담의 공포였다. 크리스마스 캐롤의 기쁨은 대비효과로 더 크게 각인됐을 뿐이다. 찰스 디킨스의 이 고전적이고 고딕적인 세팅은 비현실적이고,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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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메키스의 '베어울프'영화|애니|TV 2007. 11. 24. 23:08
로버트 저메키스의 장점은 테크놀로지와 이야기의 결합을 균등하게 이룰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미 놀랄만한 비주얼과 기가 막힌 이야기가 판치는 할리우드에서 어느 하나만 잘해도 살아남기 힘든데, 저메키스는 탁월한 포지셔닝과 능력으로 선배들과 달리 자신만의 색깔을 창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과 조지 루카스와는 전혀 다른 사실적 테크놀로지의 미학을 선보이는 그는 (다분히 아메리칸 스타일이긴 하지만) 대중 지향적인 시점과 판타지의 경계 사이에서 놀랄만한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베어울프]는 그 정점에 올라선 작품으로 여전히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펼쳐보인다. 이야기는 특별할 게 없다. 너무나 잘 알려진 서사시이기에. 그러나 닐 게이먼과 로저 에이버리가 쓴 각본은 익숙한 베어울프 이야기에서 살짝 관점을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