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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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피피의 'ALOHA OE'책|만화|음악 2011. 12. 18. 20:33
매혹적이다. 편안함 뒤에 숨은 그 작고 예민한 개성까지도 사랑스럽다. 대한민국에 무수히 많은 가수들이 있다고 하지만 그들과 겹치지 않는 - 이 듣도 보지도 못한 축복받은 감미로운 보이스톤은 가히 백만불짜리다. 캐시미어 외투결 같은 따사로운 중저음도 일품이지만 이불 속 솜털처럼 가뿐히 날아다니는 힘을 쭉 뺀 가성도 몽환적이고 낭만적이다. 그 사이를 유려하고 자연스럽게 오가는 담백한 기교는 눈에 띄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마술처럼 가뿐히도 청자를 사로잡는다. 로지피피에게 홍대의 노라 존스라는 찬사가 붙여진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노라 존스의 톤이나 스타일, 장르가 느껴진다기보단 그만큼 편안한 사운드를 갖췄다는 얘기다. 사실 일렉트로닉과 보사노바, 포크와 힙합, 락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쉽게 넘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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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철의 '신윤철 EP'책|만화|음악 2011. 7. 17. 06:00
세기말에 나온 원더버드를 좋아했다. 그들의 1집 타이틀곡 '옛날 사람'은 새천년을 앞둔 그쯤에 뒤돌아보기 적절한 향수를 지녔다. 뽕기 가득한 복고적인 멜로디에 락스피릿이 절로 분출되는 단촐한 가사의 조합은 흥겨웠고 파워풀했으며 시의적절했다. 지금은 다들 내노라 하는 이력과 관록을 지닌 고구마, 신윤철, 박현준, 손경호의 화려한 조합이었다. 그때는 패기와 열정에 빛나는 인디씬의 슈퍼밴드였지만, 모든 전설이 그렇듯 활동은 오래가지 못했다. 앨범만이 남아 길이길이 기억될 뿐. 그 뒤 고구마는 네덜란드로 훌쩍 떠났고, 박현준은 여러 밴드 활동을 거쳤으며, 손경호는 문샤이너스로, 신윤철은 서울전자음악단을 결성해 저마다의 음악적 길을 달리했다. 신윤철이란 이름에 주목하게 된 건 그때였다. 신중현의 둘째 아들이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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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NY의 'JONNY'책|만화|음악 2011. 5. 11. 07:02
'나는 가수다' 열풍으로 불어온 좋은 노래에 대한 대중의 갈망은 음원 차트 순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물론 그 전부터 존재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도 미션곡이라는 미명하에 옛 명곡들이 편곡되어지고 다양한 재능에 의해 소화되어져 왔는데, 익히 들어서 아는 노래라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색다른 해석에 의한 재미가 덧입혀지며 무한한 파급력과 호소력을 낳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세시봉 특집에서도 이런 일면들이 쉽게 입증되기도 했고. 따라 복고와 회귀라는 테마는 현재 트렌드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세대를 거쳐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양분이자 시장의 새로운 킬러 컨텐츠로 계속 소비될텐데, 언제까지 이 현상이 지속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너무 많은 그리고 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