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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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만의 '퍼블릭 에너미'영화|애니|TV 2009. 8. 21. 02:30
마이클 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컷 영화를 만든다. 사랑과 우정, 라이벌 그리고 배신과 음모, 고독을 통해 수컷의 낭만을 극대화시킨다. 테스토스테론을 강하게 분비시키는 그의 묵묵하지만 아름다운 시적 영상과 대사는 강렬하면서도 함축적인 숭고미마저 느껴진다. 실감나는 총소리는 그 신화의 BGM이고, 허공에 흩뿌려지는 핏방울은 신화의 방점들이며, 남루하면서도 허무한 죽음은 그 신화의 완성이다. 오랜 기간 그가 쌓아온 폭력과 야수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이 거친 미학의 정수로, 돈 시겔과 로버트 알드리치, 샘 페킨파와 월터 힐이 지향하던 그 지점을 향해 묵묵히 (지금은 홀로) 걷고 있다. 1930년대판 [히트]인 [퍼블릭 에너미]는 극사실주의적인 디지털룩으로(소니 시네알타 F23으로 촬영) 현장감 넘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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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포학례의 '마영정'영화|애니|TV 2009. 3. 29. 23:24
장철의 '대부'이자 '좋은 친구들'인 [마영정]은 '액숀'의 탈을 쓴 갱스터다. 시골에서 상경한 싸나이가 어떻게 짱이 되어 성공하고, 망해가는가에 대해 짧지만 신명나게 담아내고 있다. 비록 갱스터 특유의 사회분석적이고 개인성찰적인 드라마와 입체감 넘치는 캐릭터는 부족하지만, 매 단계별 진화하는 액션 시퀀스와 아이디어 만큼은 놀랍도록 신선하고 뛰어나다. 그 넘치는 박력과 비장미, 그리고 눈부신 피칠갑의 삼박자 향연은 정말 '장철'이라는 이름표를 길이길이 아로새길 듯. 마지막에 10분이 넘어가는 (정말 말 그대로의) 일당백 액션은 이 영화의 백미! 너무나도 붉은, 붉은 그 피가 철철 흐르며 도끼 박힌 채로 모든 악당을 상대하는 마영정의 처절한 사투는 장철 액션에 아주 방점을 찍는다. 아드레날린 마구 분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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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의 '흑객'영화|애니|TV 2009. 3. 27. 23:36
선굵고 호쾌한 액숀과 갓 따낸 새빨간 앵두 같은 핏물로 대표(?)되는 장철의 영화는 비주얼만큼이나 강렬한 맛이 있다. 들쑥날쑥한 작품의 편차와 상업성에 치중한 구조에 다소 실망스럽다가도 다 보고 나면 다시 찾게 되는 그런 묘한 중독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싸나이 가슴 속에 깊이 꿈틀대는 정의감과 용맹을 시험하는 듯한 그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은 수컷의 본능을 힘껏 자극한다. 장철은 땀 냄새 짙게 배인 테스토스테론의 멋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들이 필름으로 상영된다기에 귀찮은 몸을 이끌고 영상자료원에 갔다왔다. 오랜만에 남성 호르몬 좀 풍부하게 공급 받고자. [권격]의 후속편이자 한국과 합작영화인 [흑객]이 그 신호탄. 끝에 2~3분 정도가 유실되고, 중간에 한 릴 정도가 급격하게 화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