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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다, 디지털 컨버터.
    잡담 2012. 11. 21. 23:47

    아날로그 방송이 오는 12월 31일 종료된다. 이미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곳이 종료됐다고 하니 어쩌면 이런 푸념도 때늦은 뒷북인지 모른다. 이미 남들은 LED TV다, 3D LCD다, 하다못해 PDP나 케이블 혹은 위성을 달아 디지털 방송을 보는 편인데, 아직까지 감시용 편집용 모니터에 비디오와 쌍팔년도 V자 안테나를 연결해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해왔던 내게 연말 송출 중단은 꽤나 심각한 현안이었다. TV를 한 대 장만하자니 철저한 서민 코스튬을 지향하는 나로선 경제적 출혈이 장난 아니고, 케이블이나 위성을 신청하자니 가뜩이나 폐인 증상을 보이는데 크리티컬 포인트를 선사할 것 같고. 고민과 고민 끝에 (황송하게도) 정부가 4만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옛따 지원해준다는 디지털 컨버터를 우체국에 달려가 신청했다.


    그리고 이틀 뒤 날라온 택배 상자 하나. 오 마이 갓. 이것이 아날로그 TV로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해준다는 궁극의 마법 아이템 디지털 컨버터가 아닌가. 포장 뜯고 5분만에 뚝딱 설치 세팅, TV를 틀어보니 신세경 피부 만큼이나 쨍하고 선명한 디지털 화면이 내 둥근 배불뚝이 브라운관 모니터에 뜬다. 거의 쓸 일은 없겠지만 한글 자막도 나오고, TV 편성표도 리모컨을 눌러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모니터 비율이 4:3인지라 가뜩이나 작은 화면 더 작게 만들어주는 위아래 언더바를 감안해야 되지만, 그게 싫다면 좌우로 압축시킨 길쭉한 외계인 얼굴 비율로 봐도 그만이지만, 여튼 좌우지당간에 디지털이다. 디.지.털.

    그간 곯은 안테나로 잡티 가득하게, 가끔 물결이 출렁대는 썩은 화질로 내 눈을 버려놨던 아날로그여 안녕. 디지털로 좀 안구정화 좀 하자. 근데 뭣때문에 이렇게 서두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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