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오늘의 날씨.
    잡담 2012. 8. 31. 04:53

    습기를 잔뜩 머금은 잿빛 하늘은 동네 서예학원에서 못쓰는 글씨를 어떻게 하면 감출 수 있을까 고민하며 마주하던 엄숙한 화선지를 닮았다.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그 종이는 까끌까끌하니 성글고 메마른 회색이었다면 저 무겁도록 낮은 하늘은 손가락을 살짝 찌르면 금방이라도 먹물을 흘릴 듯 젖어있다고나 할까. 핫요가 부럽지 않던 무더위가 물러가버리고 찾아온 건 두 개의 태풍과 내 방 선풍기 바람보다 더 센 강풍 그리고 미칠 듯 불유쾌한 습도였다. 그런 변화가 제법 몸에 익을 나이때도 됐지만, 언제나 계절이란 내 기대보다 빠르거나 혹은 늦곤 했다. 그리고 그건 좀처럼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어김없이 계절이 지나간다. 인터벌 촬영 속 화면처럼 주르륵 흐르던 변화무쌍한 구름이 오늘의 날씨를 이야기한다. 영원히 맞추지 못할 퀴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