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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우메 콜렛 세르라의 '오펀 : 천사의 비밀'
    영화|애니|TV 2009. 7. 28. 23:55

    아이의 순수성을 무지에서 오는 잔인함으로 받아들였던 샘 페킨파는 종종 그 무자비한 자신의 세계관속에 아이들을 등장시켰다. 가증스러울 정도로 천진난만한 외향과 영악한 보호본능을 무기삼아 어른들로부터 태연스레 승리를 쟁취하는 그들은 작은 악마에 가깝다. 주인공임에도 전혀 응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악했던 [나홀로 집에]의 케빈처럼. 악의 없는 그들의 행동이 몰고 오는 파탄이야말로 막을 수 없는 재난이라 믿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본심은 그래서 호러라는 장르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지도 모른다. 여기서 아이들은 단순한 피해자라기보단 섬뜩하고 사악한 가해자에 가깝고, 이는 [오멘]이나 [옥수수밭의 아이들], [갓센드], [사일런트 힐] 등에서도 잘 드러난다.
     
    [오펀 : 천사의 비밀]의 기조도 이에 충실하다. '여자아이판 오멘'이라는 비유에 걸맞게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며 한 중산층 가정을 서서히 파국으로 몰고가는 어린 '에스더'의 모습은 마치 어른들을 조종하며 갖고 놀았던 원조 악마 '데미안'과 견줄만 하다. 이런 기시감과 익숙함에 기대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더욱 효과를 발휘하는데, 제법 수위도 아슬아슬하고 반전의 스릴도 퍽 즐길만 하다. 단지 디테일한 부분들을 너무 쉽게 넘어가버려 반전에 큰 힘이 실리지 못한다는 게 다소 아쉬울 따름. 2009년 8월 기대작까지야 무리가 있다 해도 공포 스릴러 영화로 추천하기에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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