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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의 '박쥐'
    영화|애니|TV 2009. 5. 2. 16:55

    그 존재 만큼이나 이중적인 뉘앙스를 갖는 박찬욱의 [박쥐]는 불균질의 영화다. 심하게 키치적이고 시니컬한 블랙 유머들이 영화 전반을 수놓고, 뱀파이어와 테레즈 라캥의 묘한 교집합은 욕구와 이성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한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감독의 색채감이나 의도만큼 흐릿한 대중성과 모호함을 두루 갖추고 있기에, 호불호는 극대화로 갈릴 것이다. 좋은 영화지만 동시에 너무나 많은 약점을 가졌다. 기독교적인 원죄 의식과 장르적 클리셰를 결합한 뛰어난 시퀀스들은 멋진 메타포를 함유하지만, 전체적으로 덜컹거리는 흐름과 일관성이 부족한 캐릭터들의 놀이 한마당은 영화의 집중력을 잃게 만든다. 그게 진짜 만든이가 노린 이중성이라면 [박쥐]는 성공했다. 이 영화는 유쾌한 당혹스러움이 정답이다.
     
    이렇게 찍고도 흥행이라는 보너스를 얻는 박찬욱이 그저 부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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