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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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프로야구 개막!음식|스포츠 2009. 4. 5. 01:34
야구가 돌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환희와 열정의 송가가 울려 퍼지고, 녹색의 다이아몬드는 9명의 선수가 흘린 땀과 노력으로 후끈 달아오른다. 춤추며 불타는 마구와 달빛요정의 만루홈런이 꿈틀대고, 함성의 파도가 감동의 메아리로 물결 치는 그 곳에서 꿈과 좌절, 희망과 오욕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신나게 지켜보리다. 나른한 오후 햇살을 견디고, 시원한 맥주의 유혹을 참아가며, 저녁이 다가오는 순간, 한참을 재잘거리는 인터넷 중계를 옆에 끼고, 느긋하게 하루를 반추하며 경기를 응원하리다. 일상의 소소한 재미로 남겨두리다. 변함없이 가을 잔치에 진출할 사자들을 응원하며, 매거진S의 기사를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처음 사자들을 봤던 그때가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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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영웅의 삽질.잡담 2008. 11. 23. 01:45
사자들 팬이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싶었다. 좌완 선발에 대한 Sun 감독의 강렬한 구애와 열망은 알겠으나, 상도라는 게 있고 룰이라는 게 있는데 판까지 깨어가며 집착할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두 구단의 엄한 삽질로 피해 보는 건 당사자 선수들뿐. 각 구단들의 프랜차이즈 스타 내치기와 과도한 돈지랄에 기분 좋았던 시즌의 여운마저 싹 사라져 버린다. 팬들을 볼모로 지들끼리 자고 치는 고스톱을 얌전히 관람하라는 것도 우습고, 제대로 중재 및 관리 못하며 휘둘리는 협회도 웃기고. 근데 최훈의 프로야구 카툰은 스토브 리근데도 왜 이렇게 대박인거야. 아놔. 진짜 최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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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음식|스포츠 2008. 10. 19. 23:41
'딱!!' 기분 좋은 소리. 경쾌한 타격음이 녹색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면 사람들의 시선은 동시에 하늘로 향한다. 천천히 그러나 끝까지. 기대감에 두근거리는 심장은 가만있질 못하고, 손은 벌써 얼굴 근처까지 올라온다. 폴대를 넘어 외야의 관중석에 떨어지고 나서야 펄쩍 뛰며 함성을 내지른다. 내 몸과 마음은 벌써 1루를 돌아 2루를 향해 손을 불끈 쥐며 달리는 그리운드의 선수와 하나가 된다. 숨막히는 경기, 지치지 않는 열정, 한순간에 터지는 환희. 이 모든 것이 한데 뭉쳐 압생트(absinthe)의 에메랄드빛 마력처럼 야구에 중독된다. 4위로 올라가 가을에 야구하는 것만으로도 기쁜데, 이렇게 선전할 줄이야. 고마워요, 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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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속.음식|스포츠 2008. 9. 28. 23:55
간신히 거머줬다. 가을행 티켓. 마지막까지 똥줄 야구를 펼치며 애간장을 녹이던 이빨 빠진 사자가 그래도 체면치레는 한 셈이다. 양신(楊神)이 시즌 초반 인간화 모드에, 심봉사 나가리, 외인 용병 모두 삽질들을 하며 바닥을 쳤건만, 새내기 삼총사 석민, 형우, 태인의 등장과 언제라도 출격 대기중인 안지만과 정현욱의 선전으로 여기까지 왔다. 기록은 계속 되어야 하니까. 솔직히 이 이상의 성적은 바라지도 않고, PS는 보너스란 심정으로 맘 편히 지켜보련다. 여기서 경험 좀 많이 쌓고 내년 시즌에 잘 하면 되니까. 밋밋하게 4강 올라가기는 사실 좀 시시하잖아. 이렇게 스릴 넘치는 4위권 박빙 싸움이 좋지. 흐흐흐. 이거 누가 그랬을까. 누.가.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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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 야구!음식|스포츠 2008. 8. 30. 15:46
26일 야구장에 다녀왔다.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첫 경기루다. 목동에서 우리와의 3연전이었는데, 홈경기장임에도 불구하고 원정팀 삼성 응원단이 더 많은 기이한(?) 모습이었다. 그 전의 현대도 이렇게 인기가 없었나 싶을 정도. 목동 야구장은 처음이었는데, 잠실에 비해 워낙 가까워서 걸어가도 되겠다 착각할 정도였다. 경기는 사자들의 승리. 앗싸. 올림픽의 열기 덕분인지, 후유증 때문인지 몰라도 순위 싸움이 아주 재밌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올해 가을 경기는 보기 힘들겠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한화와 두산의 난조로 2위와의 승차가 3.5 게임차. 남은 경기는 대략 스무 경기 정도. 해볼만한 싸움이다. 죽이는 건 사자들의 남은 경기가 모두 상위권팀과의 혈전이라는 건데. 롯데와 7 경기, 두산과 6 경기, 한화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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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작 한국 야구 미니시리즈.음식|스포츠 2008. 8. 24. 02:27
8월 중순에 방영한 9부작 '한국 야구' 미니시리즈는 최고의 스릴과 초특급 감동을 선사했다. 왠만한 드라마와 떡밥에 넘어가지 않는 관중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반전 드라마와 트릭을 숨겨두었다. 그러나 이를 즐기기 위해선 눈 꿈쩍 하지 않는 강심장과 강철 체력이 필요하다는 거. 염통이 쫄깃해지고, 심장이 벌렁거리며, 똥줄이 타들어가는 최고 강도 수준의 쇼크 요법은 임산부와 노약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견디기 힘들다. 요즘은 너무 흔해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 뻔한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점 또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을거라 생각된다. 적으로 나오는 쿠바, 미국, 일본과의 경기도 즐겁지만, 생각도 못한 접전을 펼친 중국과 대만, 캐나다의 선전과 올해의 작가상을 강하게 노리고 있는 '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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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드라마다.음식|스포츠 2008. 8. 22. 16:49
삼진과 병살 그리고 다시 삼진. 4번 타자의 부진은 인내심의 한계를 가져왔고, 손에는 땀을, 입에는 욕을 달게 만들었다. 안타까움과 초조함, 극한의 긴장감이 보는 이에게도 전해졌으니 정작 타석에 들어선 이 남잔 오죽 하겠나. 소심함과 찌질함이 극에 달하는 나로선 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화장실 열두 번에, 복통만 일곱 번 앓았을 듯. 온갖 야유와 기대 그리고 부담감을 온 몸에 짊어진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걸 극복하고 역전 2점 홈런을 때렸댔다. 딱! 크지막한 포물선은 점점 관중석이 다가가며 설마에서 환희를, 크지막한 웃음과 동시에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마워요 승짱. 그리고 사토 너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