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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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의 '내 사랑 내 곁에'영화|애니|TV 2009. 9. 29. 23:46
술을 조금 많이 마시고 두번이나 결혼한 청순하고 예쁜 히로인에, 카리스마 만빵의 루게릭병 환자. 그리고 그 둘을 둘러싼 플랫하지만 기구한 사연들을 품은 조연들의 앙상블엔 전혀 불만 없다. 오히려 쓰러질 정도로 살을 빼고, 대사 하나 없어도 머리를 밀며, 아이돌 쌩얼에 따귀 투혼, 밤새며 장례지도 교육까지 받은 배우들의 열연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밋밋하고 매력없는 드라마를 위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차라리 진심이 담긴 휴먼다큐 '사랑'을 한번 더 보고 눈물을 짓는 게 더 슬플 듯 싶다. 악어의 눈물만 들어찬 신파는 허영이다. 적당한 소재주의로 두 시간을 채우는 가식은 기만이고. 진짜던 가짜던 중요한 건 진심이다. 그러나 박진표는 점점 더 진심에서 멀어져 간다. 영화다운 영화를 찍거나 다큐를 하거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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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의 '해운대'영화|애니|TV 2009. 7. 31. 01:13
윤제균도 벌써 데뷔 10년차에 5번째 장편이다. 언제까지 섹시, 조폭 코미디만 찍을 수도 없는 노릇. 모처럼 스케일을 키워 해운대가 메가 쓰나미에 쑥대밭이 된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플롯팅을 들고 나타났다. 마치 [러브 액츄얼리]가 [퍼펙트 스톰]을 만난 격인 이 영화, 그러나 시각적 쾌감이 강렬한 히어로즘 대신 지역색이 충만한 코미디 군상극으로 승부를 건다. 미국은 미국이고, 우리는 우리식대로 간다는 영리함이 묻어나는 지략인셈. 제 몫을 하는 좋은 배우들과 한층 여유로워진 감독의 코미디 솜씨는 나무랄데 없는 궁합을 보인다. 클라이막스에서 눈물 짓게 만드는 감동의 휴머니즘은 보너스. 문제는 이 영화가 재난 영화라는 사실이다. 끝날 때까지 쓰나미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건 오로지 박중훈뿐, 나머지 캐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