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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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림의 '나무대륙기'책|만화|음악 2016. 3. 9. 18:30
가볍고 말랑말랑한 판타지 로맨스를 예상했다가 내심 당황했다. 은림의 [나무대륙기]는 생각보다 장대하고 복합적인 상징과 은유를 갖춘 의미심장한 텍스트였다. 게다가 심지어 많이 어둡고 먹먹해서 로맨스의 무게는 쉬 휘발되고 다크 초콜릿처럼 깊고 짙은 풍취와 쌉싸름한 맛만 남아 여운을 증폭시켰다. 동양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낯선 세계관과 이인종들의 배치도 다소 생경한 편이었는데, 이를 소개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예의 전통적인 컨벤션과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서미’ 공주와 시녀 ‘무화’의 뒤바뀐 신분에 대한 소소한 비밀로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나무대륙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생명체들에 대한 거대한 비밀로 확장되는데, 캐릭터 저마다 갖고 있는 사연과 운명이 씨실과 날실처럼 얽히고설켜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