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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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의 '차우'영화|애니|TV 2009. 7. 22. 23:18
스테이크 먹으러 훼밀리 레스토랑에 갔다 빵만 잔뜩 먹고 나온 기분. 아니 피자 먹으러 갔다 샐러드만 배 터지게 먹은 기분? 뭔가 배가 부르긴 한데, 그 느낌이 다소 묘하다. 재료와 메뉴를 보고 당연히 괴수물이 나오겠거니 추측했더니, 생뚱맞게 코미디란 음식이 나왔기 때문에. 만족과 실망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앞서 상상초월의 결과물에 벙 찌는 기분이다. [프릭스]나 [플래시드], [불가사리]도 이 정도로 개그를 치진 않았다. 이 영화는 종종 액션과 호러 보다 코미디에 더 집중하는 연출자의 시선이 강하게 느껴진다. 소재와 장르가 따로 노는 이 괴이한 조합을 여름 대작으로 내놓은 제작진과 마케팅의 마인드가 그저 아찔할뿐. 이런 대인배들. [시실리 2km] 때부터 알아봤지만, 신정원, 결코 종잡을 수 없다. 평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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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의 '오이시맨'영화|애니|TV 2009. 2. 24. 23:13
제목과 달리 그다지 맛있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잘 먹는 폭식가가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도 아니고. 짧은 방황담이자 소소한 여행기고, 일상타파 치유기인 셈이다. 꿈과 사랑도 흐릿하고, 눈 덮힌 설경과 유빙에 고립된 채, 극적이고 멋진 드라마는 빠이빠이, 셀프 카메라 보는 듯 밋밋하니 그지없는 생활만이 나열된다. 사실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런 정형적인 밍숭밍숭함이 영화에 독특한 질감을 부여한다. 일본영화처럼. 허나 그것만으로 용납되는 건 아니다. 불친절한 거까진 알겠는데, 동화가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보다 캐릭터 속에 들어갔다면 적어도 그런 지루한 일상 속에서 위기를 느끼고 변화를 맞이하는 인물의 소소한 느낌 만큼은 쉽게 공감했으리라. 정유미도 좋고, 이케와키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