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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중의 '오이시맨'
    영화|애니|TV 2009. 2. 24. 23:13

    제목과 달리 그다지 맛있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잘 먹는 폭식가가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도 아니고. 짧은 방황담이자 소소한 여행기고, 일상타파 치유기인 셈이다. 꿈과 사랑도 흐릿하고, 눈 덮힌 설경과 유빙에 고립된 채, 극적이고 멋진 드라마는 빠이빠이, 셀프 카메라 보는 듯 밋밋하니 그지없는 생활만이 나열된다. 사실 인생이 그렇지 않은가? 사는 게 다 그렇고. 그런 정형적인 밍숭밍숭함이 영화에 독특한 질감을 부여한다. 일본영화처럼.
     
    허나 그것만으로 용납되는 건 아니다. 불친절한 거까진 알겠는데, 동화가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보다 캐릭터 속에 들어갔다면 적어도 그런 지루한 일상 속에서 위기를 느끼고 변화를 맞이하는 인물의 소소한 느낌 만큼은 쉽게 공감했으리라. 정유미도 좋고, 이케와키 치즈루도 좋고, 홋가이도도 좋았지만, 너무나도 소극적인 연출은 안타까웠던 영화. 다 보고 나오며 충분히 배부름을 느꼈다면 제목에 만족했을 거 같다. 오이시!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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