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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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의 '왓치맨'영화|애니|TV 2009. 3. 19. 23:52
알란 무어의 '왓치맨'은 슈퍼히어로의 흥망성쇠이자 고백록이며 묵시록이다. 원작이 가진 깊이와 무게, 그리고 길이에 짖눌리지 않기 위해 영화는 달려간다. 쉴새없이 꾸역꾸역. 하나라도 빠질 새라 주의하며 심혈을 기울인 잭 스나이더의 열정은 마치 작정하고 만화책 한 장 한 장을 찢어 활동사진으로 만든 것 같다. [20세기 소년]처럼 원작자가 관여하고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물론 (그렇게 꼼꼼함에도 불구하고) 흘린 몇몇 부분과 다소 과도한 선곡의 음악이 거슬리긴 하지만 상관없다. 이 정도면 선방한 거다. 누가 80년대 냉전 시대의 핵공포 속 범죄의 그림자에 쩔은 슈퍼 히어로의 자아분열기를 911이 발생한지도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지금 만들려고 손을 대겠는가. 다만 잭 스나이더의 모범 답안이 훌륭한 선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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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의 '300'영화|애니|TV 2007. 3. 16. 03:29
오늘 용산 아이맥스에서 '300'을 봤다. 역시나 영화는 화면 크고, 사운드 죽이는 데서 봐야 제 맛이다. 더욱이 이렇게 비주얼로 끝장내는 영화는 더더욱 더. 잭 스나이더의 전작 [새벽의 저주]를 봤을 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이 사람 확실히 아름다운(?) 고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다들 멋지게 죽이고, 죽고. 제길. 사지절단에 피가 튀기는데 고통이 느껴지지 않아. 가끔 헐리우드의 무지막지한 화면빨 영화들을 보면.. 정말 이야기는 중요치 않아.. 란 소리가 목구멍까지 넘어오다 만다. 아냐. 그래도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야!! 이야기!! 이야기!!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영화 앞에서 초라해지는 정치 감각이 아쉽기만 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