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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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석의 '마린보이'영화|애니|TV 2009. 2. 3. 00:21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가 아니다. 수영 금메달 박태환도 안 나오고. 전형적인 범죄 장르물이자 드럭 갱스터물을 표방한 '마린보이'다. 조폭 양아치와 팜므파탈, 비리 형사와 재즈바 그리고 위기에 빠진 주인공이 양식화되고 뻔한 이야기와 뒤섞여 어둠과 욕망의 두시간을 제공한다. 기성복처럼 잘 빠진 배우들과 익숙한 플롯은 즐길만 하다. 제목만큼이나 시원시원하진 않지만 대비 강한 촬영도 썩 좋고. 강렬하진 않지만 무던하게 읽히는 흐름도 나쁘지 않다. 다만 동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알마니 정장 같다. 눈에는 익숙하지만 입으면 뭔가 어색한. 그런 장르물의 낯선 기운을 완전히 빼내지 못했다. 긴 호흡에 비해 더 많이 담겨 있을 것 같은 캐릭터들의 입체적인 사연을 풍부하게 뒷받쳐주지도 못했고. 80년대 느와르 [늑대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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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형진의 '트럭'영화|애니|TV 2008. 10. 6. 17:17
'트럭'은 스릴러로서 좋은 조건들을 싣고 출발한다. 경제적으론 넉넉하지 않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던 소심한 남자가 위기에 위기를 거듭한다는 전형적이고도 박진감 넘치는 개요를 짜놨기에. 이런 얘기일수록 만든 이나 보는 이는 모두 가학적인 변태가 되어간다. 괴롭히면 괴롭힐수록 심장이 쫀쫀해지니 더 재미있으니까. 물론 '트럭' 도입부도 이에 아주 충실하다. 놀이터에서 때마침 나쁜 친구(?)들의 꼬임에 넘어간 딸아이는 픽 하니 쓰러지고, 치료비 구하러 고광렬 흉내낸 도박판은 전공인 화투가 아닌 포커를 하지 않나, 성질부려 깽판 놨더니 마침 살인 현장을 목격해 시체 투기라는 덤탱이까지 썼는데, 아슬아슬한 여행길에 태운 길동무는 이병헌 똘마니였던 살인자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