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닉 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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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피피의 'ALOHA OE'책|만화|음악 2011. 12. 18. 20:33
매혹적이다. 편안함 뒤에 숨은 그 작고 예민한 개성까지도 사랑스럽다. 대한민국에 무수히 많은 가수들이 있다고 하지만 그들과 겹치지 않는 - 이 듣도 보지도 못한 축복받은 감미로운 보이스톤은 가히 백만불짜리다. 캐시미어 외투결 같은 따사로운 중저음도 일품이지만 이불 속 솜털처럼 가뿐히 날아다니는 힘을 쭉 뺀 가성도 몽환적이고 낭만적이다. 그 사이를 유려하고 자연스럽게 오가는 담백한 기교는 눈에 띄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마술처럼 가뿐히도 청자를 사로잡는다. 로지피피에게 홍대의 노라 존스라는 찬사가 붙여진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노라 존스의 톤이나 스타일, 장르가 느껴진다기보단 그만큼 편안한 사운드를 갖췄다는 얘기다. 사실 일렉트로닉과 보사노바, 포크와 힙합, 락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쉽게 넘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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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Sensitive'책|만화|음악 2011. 11. 9. 05:39
가을이란 계절엔 전통적으로 발라드가 강세였다. 몰론 아침 저녁으로 스산해지는 바람과 입시 추위에 딱 맞춰 뚝 떨어지는 기온이 그 흐름을 부채질한 것도 무시 못하겠지만, 왠지 뜨거웠던 여름철의 시원한 댄스가 태풍처럼 휘몰아치고 가면 그 텅 빈 공백을 메꿔주는 건 언제나 감정을 복받치게 만드는 조용한 노래들 역할 같아서였다. 마치 뜨끈한 국물을 삼키듯 목구멍부터 뱃속까지 쭈욱 타고 내려가는 그 서글프고 청승맞던 한(恨)의 노래들은 서릿발처럼 찬 입동을 앞두고 구들장 속에 발을 디미는 것 마냥 후끈후끈 가슴을 달아오르게 했다. 사랑에 울고, 이별에 울고, 행복에도 우는 그 구질구질한 가사말 속에 감정이입해 흥얼거리다보면 동장군도 기를 펴지 못한 채 삼한사온이 후딱 지나가곤 했다. 발라드는 감정의 난로였던 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