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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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의 '악마를 보았다'영화|애니|TV 2010. 8. 12. 13:15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복수의 가장 좋은 정의는 받은 만큼 (이자 치면 더 좋고) 돌려주는 것이다. 제삼자가 되어선 전혀 모를 그 감정, 그 기분은 심지어 원인제공자도 당사자가 되지 않고선 실감할 수 없다. 사회에선 법과 용서라는 제도적 장치와 양심을 원하면서도 막상 자신에게 닥치면 이율배반적으로 복수의 테마를 쉽사리 꺼내드는 건 그만큼 감정적이고 원초적인 해결책인 동시에 확실하고 통렬한 쾌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건 자연의 법칙이고 본능이니까. 자가당착의 딜레마와 지독한 허무감을 수반하면서도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경단류의 영화나 복수담에 집착하는 건 그래서 어쩔 수 없다. 악마를 보았고, 그에게 당했다면, 자신이 악마가 되는 수밖에 없다. 김지운은 박찬욱과 다른 방식의 복수담을 펼쳐보인다. 잃어버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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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머즈의 '지. 아이. 조 : 전쟁의 서막'영화|애니|TV 2009. 8. 12. 23:29
원작 자체가 저연령 아동의 장난감이다. 이 영화에서 수준 높은 스토리와 깊은 사연의 캐릭터를 바라는 건 어린시절 이 장난감들을 가지고 논 아이들에 대한 모독일터. 니 편 내 편으로 갈라 세계정복하는 악당과 이를 저지하는 정의의 사도로 싸우는 단순함이야말로 진정한 인형놀이의 재미다. 이럴수록 초유치찬란한 내용에 삐까뻔쩍한 구라 비주얼만이 원작에 대한 이해도를 높히는 길. 그 점을 빠르게 간파한 스티브 소머즈 감독은 전작들처럼 생각없는 오락영화의 전형을 보여주기로 작정한 듯 맹렬한 질주 드라이브 모드로 엔딩을 향해 달려간다. 플래시백으로 펼쳐지는 캐릭터들의 사연말고는 정점에서 떨어지지 않는 액션의 급나열들이 다소 체할만큼 쉴새없이 펼쳐지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영화들치고는) 비교적 짧은 런닝타임의 도움으로..